한글을 공부하는 제가 64세의 나이에 운전면허를 따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밤에도 공부를 했고,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50일 앞두고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드디어 11월21일 금요일, 시험을 보는 날.
청원군 가덕면에 있는 운전면허시험장에 김선봉 선생님과 황순희씨와 함께 시험을 보러가게 됐습니다.

금요일 아침, 글꼬학교에서 만나 함께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오토바이 한 대가 커브를 돌다가 김선봉 선생님의 차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깜짝 놀랐지만 선생님은 오토바이를 몰던 아저씨에게 괜찮은지만 확인하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천사가 따로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면허시험장으로 출발했고, 가다보니 미원정류장 앞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나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비가 내려서인지 도로가 얼어 미끄러웠습니다.
미원을 지나 면허시험장으로 계속 가다보니 안개가 많이 껴 백 미터 앞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험장을 지난 것 같아 시내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지나왔다고 해서 다시 되돌아 가 면허시험장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접수를 할 때, 원동기 면허증을 보여주었더니 교육은 면제되었습니다. 그리고 적성검사를 받고, 오후 1시10분에 필기 시험장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무척 떨려 기분이 어리버리했고, 글씨도 잘 보이지 않는 등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아무튼, 무사히 시험을 마쳤고 시험이 끝나자 마자 바로 시험점수가 나왔습니다.
시험점수는 52점으로 탈락이었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꼭 합격할께요.”
이렇게 각오를 하고 25일, 혼자서 면허시험장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민원실에서 접수를 하고 보니 접수번호가 48번.
“이번에는 꼭 합격을 해야지”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도 처음 시험을 치를 때보다는 마음이 덜 떨렸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접수원서를 다시 받고 보니 ‘합격’이라는 도장이 꽉 찍혀있었습니다.
생각만큼 뛸 듯 좋지는 않고, 그냥 기분이 덤덤했습니다.
필기시험은 합격했지만 앞으로 기능시험과 주행시험이 남아있습니다.
자식들이 우리가 필요할 때, 일일이 데리고 다녀주지는 않습니다. 내가 필요할 때, 내가 다니고 싶을 때, 다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꼭 운전면허증을 따도록 하겠습니다.
강복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