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보은군의 최근 인구 증가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보은군은 한때 인구 3만 명 붕괴를 눈앞에 둔 초고령 사회로, 인구 감소가 행정·의료·교육 등 공공서비스 전반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인구가 300명 증가했다는 소식은 지역 사회에 작지만 분명한 희망의 신호를 던진다.
군에 따르면 보은군의 인구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3만 529명으로, 11월 말 3만 229명 대비 109세대, 300명이 증가했다. 한 달 동안 사망자 52명, 출생 8명으로 44명 자연감소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입자 551명, 전출자 207명으로 전입이 크게 늘어나며 전체 인구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감소가 지속되는 인구 구조 속에서도 전입 인구가 이를 상회하며 인구 반등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군은 최재형 군수가 밝힌 민생안정지원금 60만 원 상반기 지급 계획도 군민 생활 안정과 정주 의지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구 증가는 출생보다 전입 증가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사망자가 출생자를 크게 웃도는 구조적 자연감소 속에서도 전입 인구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사실은 보은군이 추진해 온 정주 여건 개선과 인구 유입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다’는 체념적 인식에서 벗어나, 정책과 노력에 따라 흐름을 완화하거나 반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번 증가를 단기적 성과로만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한 달간의 인구 반등이 곧 구조적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보은군의 높은 노인 인구 비율과 낮은 출산율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근본 과제로 남아 있다. 인구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안도’의 근거가 아니라, 보다 과감하고 지속적인 인구 정책을 추진해야 할 ‘출발점’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특히 일자리·주거·교육·문화가 결합된 종합적 접근이 절실하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이나 일회성 장려금만으로는 청년과 가구의 장기 정착을 담보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 노년층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지역 공동체 구축이 병행될 때 인구 정책은 비로소 지속성을 갖게 된다.
민생안정지원금과 같은 정책 역시 생활 안정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넘어, 지역에 머물 이유를 만들어 주는 장기 전략과 연결되어야 한다. 결국 인구 문제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다. 사람들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으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보은군의 이번 인구 증가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작은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 있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다.
이번 인구 반등이 일회성 통계로 끝날지, 변화의 전환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정책 선택과 실행에 달려 있다. 보은군이 이번 성과를 계기로 보다 체계적이고 사람 중심적인 인구 정책을 추진한다면 인구 감소 시대 속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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