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 하려면 ~ ~
상태바
결초보은 하려면 ~ ~
  • 김종례(문학인)
  • 승인 2022.06.23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통의 갈증을 해갈해 주면서 마음샘까지 초록초록 물들여 주던 초하도 지나고, 어느덧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무더운 하지가 되었다. 뿌리심지마다 생명의 빛 에너지를 아낌없이 내리던 태양의 고도가 꼬리를 내린 것이다. 이름 석자 허공에 매달려고 흔들거리던 현수막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지나가고, 홍련 백련을 만나러 가는 6월의 바람이 난세의 묘약처럼 코로나까지 날려 보낸다. 눈만 뜨면 아전인수격으로 내편, 네편 갈라진 싸움판을 구경하던 임인년 상반기가 지나가는 시점에, 모든 당선인들이 신발끈을 단단히 조여 매고 장거리 출발점에 서 있다. 이제 목청껏 부르짖었던 공약을 실행하는 신용카드도 잘 챙겨야 하겠지만, 보은사랑의 흔적과 자취를 확연히 돌출해 내는 결초보은 카드도 잊지 말기를 당부해 본다. 
  결초보은이란 어원을 보면, 맺을 결(結). 풀 초(草). 갚을 보(報). 은혜 은(恩)이다 중국 진나라 위무자에게 첩이 있었는데, 죽어가면서 본부인의 아들 위과에게 아비의 첩을 함께 순장시키라고 당부하였다. 그러나 아비가 죽자 아들은 마음이 바뀌어 아비의 첩을 살려 시집을 보냈다. 그해 진나라에 전쟁이 일어나자 매우 위태로워진 위과에게 한 노인이 나타나서, 온 들판의 풀을 모조리 매듭을 지어 큰 승리를 거두게 하였다. 노인은 위과에게‘나는 당신이 살려준 위무자 첩의 아비요.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매듭천지를 만들어서 전쟁에서 승리를 도왔다’고 말하였다. 이때부터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한다는 결초보은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전한다. 모름지기 사람이 귀하게 받은 은혜를 잊는다면 정녕 금수와 다를 바가 무에랴! 작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 물 한그릇도 마음에 새겨 갚는 민초들의 보은(報恩)이 있는가 하면, 크게는 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인들이 군민의 지지에 보답하는 예술행정(藝術行政) 결초보은(結草報恩)이 있을 것이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출발점에 서있는 당선인들은 조선시대 영조임금의 탕평책의 유래도 떠올려봄이 마땅하다. 옛부터 고싸움, 길쌈놀이, 누에치기 등으로 지역적 자부심을 계승하던 전통문화의 대립은 아름다웠지만, 상대편을 죽음으로까지 내몰며 독재집권을 꾀하였던 붕당정치 당파싸움은 불행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이러한 사색당파의 폐단을 잠재우고 세력균형과 인물등재의 혁신을 이루고자 발원된 탕평책! 영조 임금때가 되어서야 계승 발전시켰으며 정조 때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채식과 소식을 즐기던 영조의 지혜로운 음식 탕평채기 탄생하였다고 전한다. 탕평채는 빨강당근, 노랑지단, 흰색청포묵, 검정김, 녹색미나리, 소고기 등 여러 빛깔의 재료들을 혼합하여 먹는 전통음식이다. 그 시대에 온 백성들이 협치와 화합을 갈망하며 즐겨먹던 아이러니컬한 고유의 음식 탕평채! 오늘날 이 땅의 정치인, 행정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날센 양립으로 내닫는 이런저런 양극화가 불거진 세상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우수한 국정, 군정, 의정의 행정능력에 버금가는 과제가 통합 통솔력이기 때문이다. 보은군민들의 지지를 받은 열명의 당선인들은 우선 협치와 소통을 아우르며 통합의 길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사사로운 민초간의 은혜도 갚으려면 너와나의 소통이 없이는 이룰 수 없는 노릇이기에 그러하다. 눈만 뜨면 파렴치 적반하장 인격들로 풍전등화처럼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종종 작은 예수들이 나타나 원수를 은혜로 갚는 일도 일어나고 있음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을 실천하는 무명인들이 아직은 우리의 영혼과 지역을 따스히 데워주니 말이다.    
  소인구 왜소지역이라는 우리군의 난제를 끌어안고 스타트 할 당선인들에게 감히 청해본다. 자신의 입신영달 기회주의적 깃발만을 흔들어대는 인물은 현 시대성에 역부족이기에, 이타적 삶의 철학으로 축척된 에너지를 군정과 군민에게 쏟아 붓는 열정가들이 되기를 간원한다. 보은의 미래를 내다보는 합목적인 안목과 원대한 혜안, 그리고 청마같은 질주와 청렴으로 나아간다면 금상첨화이리라 ~ ~  
  그 어떠한 것들보다도 더 우선되어야 할 군민통합으로 결초보은의 발판을 계승 승화시키기를 기원해 본다. 군민의 소확행 콘텐츠, 지역발전 브랜드화에 미래지향 전략을 발휘하여, 희망등대 명품지역에 성공했을 때에야 비로소 행정예술가의 메달을 획득할 터이니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