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손을 잡고 한강변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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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손을 잡고 한강변을 거닐다
  • 서당골 청소년수련원 원장 손진규
  • 승인 2012.11.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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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예쁜 꽃은 자식이란 이름의 꽃이랍니다.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색이 변하지 않으며, 퇴색되지 않는 향기로움으로 가장 향기롭고 그윽한 향기를 가슴 가득 퍼지게 만드는 건, 바로 자식이란 꽃입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그 사랑의 가장 보배로운 결실을 확인받을 수 있는 것은 자식이란 아름다운 이름이 주는 편안하고 아늑한 행복감입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절대적인 소중함의 처음과 마지막엔 늘 자식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바로 자식이란 이름의 꽃이랍니다.
방자경의 <자식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중에서
큰아들이 결혼하고 3개월이 지난 주말 처음으로 아들내외가 살고 있는 서울로 향했다. 마음이야 좀 더 일찍 찾고 싶었지만 그동안 집 정리와 무더웠던 날씨 탓에 미루고 미룬 끝에 아내와 함께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장모님을 모시고 1박 2일로 ......
아들의 마중을 받고 도착한 26평의 아파트. 한강변이 멀리 내려다보이고 가족 공원과 국립박물관, 지하철역이 가까이 있어 생활하기엔 편리했지만 가구가 많아 협소해 보여 안타까웠다. 그날 저녁 며느리의 부담감을 없게 해 주려고 식사는 외식을 하자며 아들에게 당부하여 맛 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한강변을 거닐게 되었다. 늘 그림으로만 봐 왔던 아름다운 서울의 한강변 야경! 정말 좋았던 건 아들 내외와 손잡고 거니는 것이었다.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달빛 비치는 둘레 길로 며느리를 가운데 두고 아내와 난 서로 손을 꼭잡고 '사랑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거닐었고 아들과 장모님은 두 손을 꼭 잡고 뒤 따라 오며 그림이 너무 환상적이라며 박수를 쳐 주기도 했다.
3년 전 아내는 며느리를 맞을 준비로 큰아들 방에 새 침대와 멋스런 침구를 구입하고, 모든 주방기구를 바꾸었다. 그러나 아들의 결혼이 늦어지자 아내는 우울증 초기 증상이 왔고 "자식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했지만 애물단지"라고 표현할 정도였으며 상견례 날짜가 연기 되자 아들과의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았으니 결혼식과 함께 이 순간이 얼마나 감동이었을까? 나 또한 며느리의 따스한 손길은 더 없는 행복감에 도취되기에 충분했다.
그날 저녁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동안 아들 둘을 낳아 길러온 것은 며느리가 들어오게 됨으로서 큰딸 자리가 가득 채워졌고 우리 모두의 사랑이며 믿음이고 자부심이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부터 고부간이라기보다는 인생 선배로서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 주겠다는 언약과 힘겨울 때마다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고, 이해하면서 멋진 한 쌍의 원앙으로 행복해라고 간곡한 부탁을 하며 그렇게 가을밤은 밤은 깊어 갔다. 이튿날 아침 며느리가 정성스레 차려준 밥상은 진수성찬이 아니더라도 포만감에 고마움이 더 했다.
지난 추석 명절엔 며느리가 온 가족이 함께 음식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집안의 분위기가 너무 화목해 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이라 했던가? 산야초 효소에서 부터 이른 봄 쑥을 뜯어 말린 것으로 대추와 당귀를 넣은 쑥즙, 당도 높은 포도즙을 보냈더니 "저희 친정 부모님이 너무 좋은 시부모님 만나 행복하겠다고 고마워했어요"라며 통화를 했다.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일은 일상이 되어 아들보다 더 대화를 많이 나누며 이번 보은의 대추 축제 때는 생대추와 각종 산채 등 십 여 가지를 택배로 보냈더니 생대추가 너무 맛있다며 더 보내달란다. 물론 부산에 사돈댁에도 생대추와 쑥즙, 보은의 특산품을 보냈으니 '받는 기쁨은 짧고 주는 기쁨은 길며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주는 기쁨을 가진 사람이 되라'는 명언이 생각나는 하루하루다.
아내가 보내주는 각종 반찬이 너무 맛있다는 며느리 말에 11월말 김장 날짜를 잡고 괴산의 절임배추 80kg을 예약한 아내는 지금부터 신이 나 있다. 싸이는 어려서부터 남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끊임없이 관찰했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도 싸이를 닮아 가고 있나 보다.
하루 빨리 손주를 보고 싶은 심정이지만 아내는 내 생각과 달리 신혼을 즐기다가 2세를 가지라고 하니 "시어머님이 너무 멋쟁이고 최고"란다. 아들, 며느리야. 사랑하는 마음을 변치 말며 사랑은 배려이고 배려는 곧 사랑임을 명심해라. 살면서 서로의 기를 살려주고 결혼 생활은 혼자가 아니니 늘 내려다보며 살거라.
나 이제 돈을 잘 쓰는 법을 배워 인생을 아름답게 하고 항상 밝은 생각을 가지리라. 감정에 솔직하며 신앙생활을 하니 인생의 석양을 한결 우아하게 만들고 싶다. 또한 인생을 관조하는 지혜를 가지며 체념할 것은 빨리 체념하고 지나간 것들은 언제나 그리운 것 이지만 모든 걸 잊고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에게 충실하리라. 너희에게 부담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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