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대한 국민 만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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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대한 국민 만세다 !"
  • 최동철 편집위원
  • 승인 2010.05.2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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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일 남았다. 혹자는 일각이 여삼추 같아 선거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반면 또 다른 혹자는 '일 년 365일 선거판 같아라'는 심정으로 대접받길 즐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얼굴만 디 밀면 예서제서 '지지를 호소'하며 90도 각도 큰절들을 해대니 그럴 법도 하다.
하기야 요즘 똥줄 타는 것은 후보자들 뿐 이다. 그들은 아직 맘을 놓을 수가 없다. 10명이 한 도둑놈 지키기 어렵다는 말처럼 표를 도둑맞아 하루 밤 사이에도 뒤집어 지는 것이 선거판이다. 불철주야 확보해 놓은 지지표도 지켜내야 하고 또 둥둥 떠다니는 부동표도 힘닿는 한 건져내야 한다. 선거운동 마감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내야 한다. 운동시합으로 치면 마지막 스퍼트를 해야 할 때인 것이다. 그 다음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난감해지는 것은 유권자의 결심이다. 혈연, 학연, 지연 등이 마음에 작용하려 한다. 과거 선거 때와는 달리 이번엔 믿고 의존할 만한 나름의 지침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사가 너무 혼란스럽다. 위정자들은 보수와 진보 편을 갈라 국민 간 싸움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일부 언론 역시 매한가지다. 같은 사건과 현안을 두고 보도내용들이 서로 상반된다. 정론직필을 자처하면서 정작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점이나 궁금증은 어영부영 넘겨버린다. 그리고 어떤 때는 알아서 기고, 어떤 때는 편파성이 확연한 보도를 일삼는다. 대한민국 일부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일하지 않고 자신의 영달과 특정세력만을 위해 일한다.
국민을 선도할 언론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유권자들의 결심이 헷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쪽 저쪽 장단에 맞춰 춤을 추다보니 표심은 이내 난장판이 되고 만다. 이래서 예부터 현명한 사람은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입도 닫고 눈도 감고 귀도 닫아 숲속 은자(隱者)가 된다했다. 오죽했으면 도올 김용옥 선생도 며칠 전 봉은사 특별대법회에서 세상의 온갖 소리 소문에 귀 기울이지 말고 '지금은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갈 때' 즉 '자신의 판단만으로 표심을 결정하라'는 뉘앙스의 강연을 했을까.
선거일을 코앞에 둔 현재 한반도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천안함에서 비롯된 이른바 '북풍'이 불고 여간첩도 출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지금 즉시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에 대한 운항을 전면 금지하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교역을 중단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를 제외한 북한 지역 방문을 일체 불허하고 대북 신규투자도 금지하며 순수한 인도주의적 목적을 제외한 대북지원 사업도 보류하기로 했다.
이유의 타당성을 떠나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현대그룹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소떼를 몰고 방북하여 물꼬를 텄던 남북화해협력시대는 이제 그 이전으로 회귀하고 만 것이다. 역설적이라면 물꼬를 닫은 이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두 사람 모두 한 사람은 현대그룹 출신이고 한 사람은 아들로서 정 회장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또한 부친의 유지를 받아 대북사업에 참여했다가 금강산사업과 관련 수사를 받던 중 자살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등, 북한과 현대그룹과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곧 한반도 역사의 한 축이라고 할 만하다.
폐일언하고 이제 곧 선택을 결심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우리가 응하든 응하지 않던 당선자와 낙선자가 생긴다. 그리고 역사는 새롭게 흐른다. 따라서 이왕이면 내가 선택한 사람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제대로 된 역사를 주도해 가길 희망해 본다. 그래서 4전5기의 전설로 남은 홍수환 권투선수가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74년도 첫 챔피언에 올랐을 때 온 국민을 열광케 하고 자랑스러움으로 충만케 했던 "그래 대한 국민 만세다!"를 회상하게 했으면 좋겠다.
오는 6월 2일은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는 날임을 결코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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