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의 미래는 조합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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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협의 미래는 조합원에 달려있다
  • 보은신문
  • 승인 2008.06.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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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단 박진도 상임이사(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지역재단 상임이사 박진도 교수(충남대 경제무역학부)를 만나 현재 우리나라 농협이 가진 문제점과 지역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박 교수는 “결국 지역농협 발전은 농민 조합원들이 얼마나 자기 조합을 바꿔나가겠다는 주인의식과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고 반드시 그런 의식이 필요하다”며 조합원의 주인의식이 농협의 개혁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시금석임을 강조했다.

 ▶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시장개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운동체로서의 농협 역할 증대’ 얘기를 한 바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한다.
=여러 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우선 농협이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세계화, 시장개방 을 전제로 정부는 농업경쟁력 강화를 농정의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농업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농협은 이러한 국가의 경제정책과 농업정책에 대해 농민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즉 농정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농업농촌에 대해 정부뿐 아니라 언론의 보도 태도나 사회적 시각도 차갑다. 이러한 것에 대해 농협이 농업농촌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국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시민사회 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활동을 벌여야 한다. 또, 농촌부흥운동을 농협이 주도하고 농민 중심의 농촌지역 재건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운동이란 건 다름 아닌 현재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여러 노력 아닌가.

▶ 외부에서는 (농협)중앙회개혁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지역에서는 중앙회개혁이 나와 내가 속한 조합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며 공감하는 조합원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농협법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지역조합)의 공동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조직’이고 중앙회와 회원조합은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중앙회의 역할은 회원조합이 잘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역농협이 잘 되려면 조합원 농민과 임직원에 대한 다양한 교육들이 필요하고 감독할 곳도 필요하다. 또, 앞으로 농업과 농협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조사·연구도 해야 하고 정부 농업정책에 대해 목소리도 내야 한다. 근데 이런 것들을 회원조합이 할 수 있나? 중앙회가 해야 한다. 문제는 중앙회가 그 역할을 못하고, 오직 신용사업에만 열중하고, 중앙회의 신용사업은 지역조합이나 농민조합원이 아닌 도시민을 위한 일반 금융업무이다. 중앙회가 지역조합이 필요로 하는 일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그래서 중앙회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에선 중앙회장을 조합원 모두가 직접 뽑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건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 조직체계에 맞지 않다. 지역조합의 회원은 농민조합원이지만 농협중앙회의 회원은 농민조합원이 아닌 지역조합들이다. 그래서 지역조합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중앙회장을 뽑는 거 아닌가.
중앙회의 구조는 그대로인데 사람만 조합원들이 뽑는다고 문제가 해결돼나. 시스템을 놔두고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의원이 아닌 모든 조합장들이 참여해 중앙회장 선거를 하는 것은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 중앙회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 지역에선 지역농협 통폐합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다.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는 부분이고 결국 조합원들이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조합의 경영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주인의식을 갖고 합병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합원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농촌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화 차원에서 합병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일정부분 일리가 있다고 본다. 단순합병은 의미가 없고, 합병을 떠나 지역농협의 역할을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지역농협이 품목조합, 전문조합을 지향해 갈 필요가 있다. 현재의 지역농협은 종합농협으로 여러 기능들이 혼재돼 있는데 다양한 농민조합원의 요구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농협이 품목별 전문조직으로 가면서 생산과 유통의 규모가 커져야 농민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지역협동조합으로 변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농협의 역할은 물론, 생활복지나 자치, 교육, 보건의료 등 지역사회 주민 생활 전반의 협동화를 조직하는 지역사회협동조합으로 발전해야 하고 그러한 형태를 지역의 여러 사회단체들이 모여 논의하는 토대가 필요하다.

▶ 농업과 농촌사회에서 지역농협이 가지는 중요성은 어떤 것인가
=농협은 생산, 가공, 유통, 소비 등 지역농업 조직화의 가장 중요한 주체이고 역할을 맡아야 하는 조직이다. 최근 정부가 1시군 1유통회사와 같은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반대하는 입장이다. 농산물유통은 그래도 경험이 있는 농협이 중심이 되어 책임을 져야 한다, 농민들이 농협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영농조합법인 등을 만들어 유통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말 고전하고 있다. 농민들의 영농조합법인들을 지원하여 유통사업을 담당하도록 하는 한편. 지역농협을 개혁하여 농산물 유통을 책임지도록 하여야 한다. 농협이 제 역할을 하는 데는 조합원의 주인의식과 자기 조합을 바꿔나갈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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