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도... 당시 빨갱이였다"
icon 박달한
icon 2004-12-25 10:18:43  |   icon 조회: 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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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란 교수 “예수도 보안법 희생자‥당시의 빨갱이였다”
















개신교계 논쟁 ‘후끈’

예수에 대한 김정란(51·시인) 상지대 교수의 신앙고백과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이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네티즌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22일 인터넷 뉴스 <데일리 서프라이즈>( www.dailyseop.com )에 기고한 글에서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는 보수 한국 교회를 통렬히 비판했다.

아버지가 영락교회를 창건한 10인의 장로 중 한 명이었기에 청소년기를 영락교회 뜰에서 보낸 예수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교수는 우선 보수 기독교인들을 향해 “예수가 누구였던가”라고 물었다.

그는 “예수는 당대의 지배 계급이었던 유대 사제들이 설정해놓은 율법의, 정치적 의미에선 로마 식민지 위정자들이 정해놓은 법의 울타리를 파괴한 자였고 그 때문에 잡혀 죽었다”며 “비유적으로 말하면 당시의 ‘빨갱이’였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5천여명 ‘클릭’
한나라당선 “예수 판 유다” 비난


김 교수는 “예수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사상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상범으로 잡혀 죽은 (일종의)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라며 “시청 앞에서 극우단체와 한 몸이 돼 미국을 섬기고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외치던 크리스천들은 사제계급의 사주를 받아 바라바를 풀어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아우성쳤던 어리석은 유대 군중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예수는 세속의 제일인자인 로마의 황제나 부자들과 권력자들이 아니라 문둥이들, 병자들, 창녀들, 세리들, 가난한 어부들, 거지들과 함께 지냈다”며 “부자들과 독재자를 위해 기도하고, 신도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복을 받기 위해 진정한 천국을 잊게 만들고, 그들을 형이상학적으로 협박해 1년에 수십억씩 긁어모아 제 배를 기름지게 하는 대형교회 목사들은 예수의 친구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 글은 개신교 인터넷 뉴스 <뉴스앤조이>(newsnjoy.co.kr)에 옮겨진 뒤 5천여 명이 읽으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양쪽엔 “예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는 찬성 글과 함께 “예수를 정치 논쟁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반대 글들이 이어졌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3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위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로 비유하며, 김 교수의 글을 비난했다.

이에 김 교수는 1일 <데일리 서프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국보법 유지에 대한 논리가 궁색하니까 한 신앙인의 고백까지도 문제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예수는 국보법처럼 정해진 율법에 따라 사람을 죄인으로 재단하는 자를 가장 싫어했다”고 국보법 폐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2004-12-25 1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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