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충청일보 노동조합(위원장 문종극)은 충청일보가 언론의 사명을 저버리고 악화된 시장상황을 핑계로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수지타산 맞추기에 급급해 오면서 추락하게된 신문상황을 개탄, ꡒ언론으로써 이래서는 안된다 ꡓ며 사측과 맞서 싸운 총파업이 50여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충청일보 대주주인 임광수회장(충북협회장․임광토건회장․서울대총동창회장)과 그의 대리인 조충 전무이사 등 경영진은 언론사로서의 충청일보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장사를 하겠다는 속셈으로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향해ꡒ시키는대로 안한다ꡓ며 지난달 14일자로 직장폐쇄를 한데 이어 오는 1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충청일보를 청산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충청일보가 더 이상 사이비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 신문으로, 언론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능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 달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임광수회장은 이같은 충청일보를 바로세우자는 직원들의 충정어린 요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직원들이 반발한다며 감정적으로 폐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누구의 소유일수도 없고 누가 소유해서도 안되는 공적인 기업입니다. 이 때문에 사주가 마음대로 폐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더욱이 충청일보는 지난 1946년 3월 1일 지역사회의 증인을 사시로 내걸고 민족자본가들이 주축이돼 창간된 58년의 역사를 가진 신문입니다. 이같은 역사는 지역과 오랜기간 함께 해온 충청일보의 진짜 주인은 충청도민과 독자, 구성원들이라는 것을 웅변해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충청도민과 독자, 지역 NG0, 동료 언론인 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그동안 제구실을 못했던 충청일보가 뜻을 함께하는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참언론으로, 올곧은 언론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관이 없는 임광수회장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충청일보가 참언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길은 여러분들의 지원과 관심이 절대적입니다. 거대한 자본과 맞서고 있는 힘없는 저희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십시오.
충청도민과 독자여러분
저희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각 가정에 매일아침 보내드리던 충청일보를 50여일 동안 계속해서 보내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죄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노동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은 그동안 많은 괴로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충청일보가 여러분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드리고, 정보욕구를 충만하게 해드려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는데 따른 죄책감 때문이었습니다. 이같은 죄책감에서 벗어나 충청일보를 진정한 참언론으로 만들어 여러분들에게 보내드리기 위한 진통을 충청일보 노동조합이 치르고 있는 것이며, 조속히 정상화를 시켜 독자여러분들이 흡족해하는 신문으로 다시 만날때까지 지금까지의 애정과 사랑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역 NGO 관계자 여러분
충청일보가 그동안 언론으로서 상당부분 제역할을 수행해 오지 못했다는 생각에 여러분들의 지원과 관심을 기대하기가 염치 없습니다.
충청일보는 창간이후 58년 동안 지난 1967년 박정희정권의 충북도 폐도안을 막아내는 등 한때는 지역과 지역민들을 위한 참언론으로 기능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충청일보를 자신의 정치적 또는 사업적인 바람막이 등으로 이용하기 위해 인수한 대주주가 들어서면서 언론으로서의 기능이 많은 부분 무참히 깨지고 상실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들이 함께 싸우며 막으려했던 안기부 출신 사장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인점, 관과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앞장섰던 일 등 여러분들이 때때로 지적했던 것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가장 오래된 신문이라는 것을 자랑하며 안주하면서 언론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제야 겸허히 참회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충청일보 노조의 파업일수가 늘어나면서 각계에서 보내는 성원과 질타는 충청일보 과거의 멍에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도 다시한번 실감하고 고개를 떨구게 했습니다. 어떤점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억울한면도 있습니다. 뜻있는 직원들은 잘해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는데…. 그렇지만 3번째로 재창립된 이번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우리의 원죄를 뼈저리게 느끼고 참회하면서 처절하지만 충청일보의 마지막 양심이기 위해 모든 것을 내 던졌습니다.
이같은 참회는 충청일보의 오늘을 알았다는 것이며, 과거를 뉘우치고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각오이기도 합니다. 오랜 역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준 많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분연히 일어선 이번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우리는 강자보다는 약자를, 관보다는 민을, 소수 기득권층보다는 많은 도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충청일보로 바꾼다는 각오입니다.
충청일보라기보다는 지역언론의 개혁투쟁으로 받아들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역언론 동료여러분
충청일보가 지역언론의 맏형격이었지만 맏형 노릇을 못함에 따라 지역 일간지에 종사하는 많은 언론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충청일보의 잘못입니다.
충청일보 사태를 어떤 각도에서든 예의 주시하는 동료 여러분들의 눈길을 의식하면서 저희들은 더욱 굳은 각오를 하게됩니다. 우리 충청일보 노조의 파업투쟁 결과가 지역 언론에 미칠 파장은 매우 크리라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동료 여러분들이 충청일보 노조의 파업투쟁을 특정 언론사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역 언론개혁 차원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분명 이 투쟁은 언론개혁입니다. 파업투쟁이 승리로 끝난다면 충청일보 노조의 투쟁이 진정 언론개혁였음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경영과 편집권이 확실하게 분리되는 언론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이를위해 편집국장 직선제를 관철할 계획입니다. 대주주와 경영진이 어떠한 이유로도 편집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되면 강자보다는 약자를, 기득권층보다는 다수 서민을, 관보다는 민을, 진보․개혁층을 지지하는 등 종전의 구태에서 벗어나 참된 지역언론을 구현하는 신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뒤받침하는 지면혁신위, 공정보도위, 윤리위 등을 구성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 이것은 언론의 모든 것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며, 언론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같은 편집권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환경조성도 중요합니다. 즉 열악한 임금구조와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신문이 언론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시장상황이 어려워도 최소한의 환경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위해 현재의 극저임금을 어느정도 인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함께 노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 전임제를 관철할 계획입니다. 현실적으로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막아내면서 노사가 상생의 길을 찾고 편집권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활성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충청일보 노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등과 함께 충청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 전국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신문사가 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호소합니다
충청일보를 건전하고 참된 지방언론의 모델로 변모시키기 위한 이번 충일노조의 투쟁은 각계각층의 격려와 질타속에 처절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론관이 없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무지막지한 대응이 힘겹기도 합니다. 약자일 수 밖에 없는 노조원들은 단결권 하나만 가지고 목숨을 내걸고 버티고 있습니다. 지역언론 개혁운동의 시작이될 것으로 보이는 저희들의 투쟁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충청일보지부 위원장 문종극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