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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前대사 "전두환 계엄선포 막았다"
"KAL 858기 폭파사건 북한 소행"
워싱턴=연합뉴스
입력 : 2004.07.16 07:44 51'
▲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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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릴리 전(前)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1987년 6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만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하지 말 것을 촉구, 결국 전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막았다고 밝혔다.
릴리 전 대사는 이날 발간한 ‘중국 손길: 아시아에서 90년간의 모험, 첩보, 외교(China Hands: Nine Decades of Adventure, Espionage and Diplomacy in Asia’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지난 1987년 발생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때문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시켰으며 한국의 88 서울올림픽 안전조치 구축을 돕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릴리 전 대사는 한국의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1987년 6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계엄선포를 하지 못하도록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청와대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6월19일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전 대통령은 90분동안의 만남에서 돌처럼굳은 얼굴로 앉아있었다”면서 “레이건 대통령의 친서는 정치범 석방, 권력남용을 한경찰관 처벌, 언론자유 등 정치발전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릴리 전 대사는 “나는 그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얘기해주면서 계엄 선포에 관한미국의 입장을 확고하고 분명하게 전달했다”면서 “만일 총리가 계엄 선포가 임박했음을 발표한다면 그는 한미동맹을 훼손할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1980년 광주의재난적 사건의 재발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날 오후 최광수 외무장관은 나에게 전화해 전 대통령이 나를 만난 직후계엄을 선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줬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서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88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뒤 북한은 올림픽 공동개최를 요구하며 한국과 협상에 돌입했으나 협상의 배후에서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공격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 11월29일 대한항공 여객기가 안다만해 상공에서 실종됐다는 소식을들었을 때 “나는 북한측이 그짓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나는 혼잣말로 ‘그들은무서운 짓을 저질렀다.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서 사실을 밝혀내고, 그것으로 그들에게 큰 타격을 주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KAL 858기 폭파사건으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집어넣었고 한국이 다가오는 올림픽의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면서 “레이건 대통령은 1988년 3월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에대한 북한의 테러공격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