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위기에 빠진 盧武鉉 대통령 -宋承鎬 月刊朝鮮 기자
icon 월간조선독자
icon 2004-06-23 23:27:43  |   icon 조회: 872
첨부파일 : -
이 글은 월간조선 htp://www.monthly.chosun.com 에 있는 것임.


盧武鉉 대통령은 政局을 헤쳐나갈 힘을 잃었다

宋承鎬 月刊朝鮮 기자〈soonj@chosun.com〉


구조적이고 총체적 위기

盧武鉉(노무현) 대통령이 구조적이고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

盧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이하 열린당)은 6ㆍ5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열린당 간판으로 지난 總選에 출마해 당선된 열린당 소속 국회의원 중 상당수는 盧대통령의 협조 내지 지시를 무조건 따르지는 않겠다고 엇길로 가고 있다.

鄭東泳(정동영), 金槿泰(김근태) 등 黨內 차기 大權群 포함자들은 盧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보다는 자신들의 大權街道도 정치적 행보를 맞추고 있다. 盧대통령의 주위에는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소수인 盧대통령 친위세력들은 제외하고서 말이다.

盧武鉉 대통령은 6ㆍ5 재보선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향후 정국을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고 나가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열린당은 부산시장, 경남도지사,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에 패했고, 전남도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패했다.

부산과 경남지역(PK)은 盧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한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많은 功을 들여온 곳이다. 盧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PK지역에서 참패한 것이다.

盧대통령의 이번 참패는 자신의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지난 總選 때 PK지역에서 열린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구는 세 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경남의 두 곳은 盧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갑, 을지역구)에서 당선됐을 뿐이다.

부산의 경우 사하을 선거구에서 한 명이 당선됐지만, 이는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에 따른 어부지리 당선이라고 해야 옳다. 이래저래 盧대통령은 총선 때 PK지역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가시밭길로 접어든 盧대통령

盧대통령은 이처럼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마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金爀珪 총리 카드」 등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盧대통령의 「金爀珪 총리」 카드 역시 밀어붙이기가 어렵게 됐다. 지난 總選 때 경남지역에서 열린당이 패한데다,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마저 열린당 후보가 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盧대통령에게는 「金爀珪 총리」 카드를 더 이상 밀어붙일 힘도 명분도 상당부분 사라져 버린 것이다.

盧대통령의 입장에서는 金爀珪 前 경남지사를 차기 총리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수 차례에 걸쳐 밝힌 것 자체만으로도 金 前 지사에 대한 빚(한나라당 탈당, 열린당 입당)을 갚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게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盧대통령은 金 前 지사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만들어 주었는데도, 그 기회를 金 前 지사가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벌써부터 청와대 주변에서는 「제2의 총리」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말도 들린다. 기존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업무 일부를 떠맡은 청와대 비서실에서는 최근 특정인을 대상으로 총리지명에 따른 제반 사항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

현재 새로운 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은 趙世衡(조세형) 열린당 상임고문이다. 趙고문은 1996년 9월부터 1999년 4월까지 국민회의 총재권한 대행을 지냈고, 盧武鉉 정부가 출범하면서 盧대통령에 의해 駐日本 대사로 임명돼 2004년 3월까지 근무했다. 盧武鉉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趙고문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게 정치권 인사의 설명이다.

趙世衡 고문이 호남(전북 김제)출신이라는 점에서 그의 차기 총리 지명說은 힘을 더 얻고 있다. 열린당은 盧대통령이 만든 黨임에는 확실하지만, 국회 총리 인준과정에서 열린당 소속 국회의원 152명 중 최소한 20∼30명의 국회의원은 盧대통령의 뜻을 무조건 추종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열린당 국회의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경우 민주당(9명)의 협조가 전제돼야만 총리인준안이 통과될 수 있으며,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내기에는 趙고문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盧대통령이 언급한 「민주 大연합」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민주 大연합」이란, 現 열린당과 민주당, 그리고 한나라당 內 일부 민주계 인사들을 총 망라하는 정치연합체를 의미한다.

힘없는 대통령

盧武鉉 대통령이 향후 정국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盧대통령 집권기간 중 總選이 더 이상 치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것 보다 자신이 치기에 어떻게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되느냐는 게 더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盧武鉉 대통령은 더 이상 열린당 의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닌 것이다.

열린당의 호남지역구 출신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차기 총선 때 호남지역 공천권을 어느 정도까지는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鄭東泳 前 의장이 盧대통령 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수도권과 일부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경우 盧武鉉 대통령 보다는 金槿泰 前 원내대표가 더 중요한 인물일 수밖에 없다.

盧대통령이 차기 총리로 金爀珪씨를 사실상 지명했는데도 열린당 內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인 것 같다.

어쩌면, 6ㆍ5 재보선을 계기로 盧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盧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되어주어야할 부산과 경남지역 주민들은 盧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번 총선과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에서 입증됐다.

대통령이란 직무를 무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든든한 지역기반이 전제돼야 한다. 金泳三ㆍ金大中 前 대통령이 PK지역과 호남지역의 든든한 뒷받침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고, 최소한 자신의 텃밭에서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全斗煥ㆍ盧泰愚 前 대통령도 비록 「총」으로 대권을 잡았지만, 대구ㆍ경북이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盧武鉉 대통령에게는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끝까지 자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지역적 기반이 없다.

자신에 대한 탄탄한 지역적 기반을 가졌던 金泳三 대통령도 집권 말기에 레임덕 현상에 시달렸고, 金大中 대통령 역시 집권 중반기를 넘어가면서부터 레임덕 현상에 빠져들고 말았다.

盧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시작됐다

이런 관점에서, 지역적 기반이 없는 盧대통령의 경우 겨우 집권 1년을 넘긴 지금 이 시점에 벌써 레임덕 현상 초기증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결과적으로 盧武鉉 대통령은 구조적이고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지역적 기반이 없는데다 與黨 의원들은 대통령의 뜻을 가볍게 생각하고, 대통령 자신은 이런 정치인들을 다스릴 당근과 채찍이 없다.

盧武鉉 대통령은 최근 단행된 검찰 간부 人事에 그 어느때보다도 깊이 관여했다는 게 법무부와 청와대 비서실 주변의 얘기다. 엇길로 갈 우려가 높은 일부 정치권 행태를 제어하고 레임덕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채찍을 들 수도 있다는 의사의 표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던져버린 채찍을 뒤늦게 다시 움켜쥐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 下의 약한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지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2004-06-23 23:27:43
211.211.50.6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