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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4267 조 회 354
이 름 조갑제 날 짜 2004년 6월 15일 화요일
한국의 절망과 희망
1.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서도 지적되었듯이 盧武鉉 대통령은 헌법을 별로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에 대한 존경심이 확고하지 못하다면 그런 나라는 근원적인 체제 불안 요인을 안게 된다.
2. 헌법 수호 세력, 즉 애국 세력의 헌법 死守의지가 매우 허약하다. 헌법 수호의 제1전선에 있는 법조인들이 흔들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전번 탄핵심판에서 보여주었듯이 헌법질서 수호의 의지와 엄정성이 약하다. 대통령쯤 되면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 정도의 헌법위반은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겼다. 검사들과 판사들은 간첩죄 등 중형에 처해야 할 국사범들에게 가벼운 구형과 선고를 하고 있다. 대통령들은 특사, 사면권을 남용하여 간첩 등 국사범에 대해서도 형기를 채우지 않고서 중간에 풀어주기도 한다.
對共수사기관에서는 정권과 시류의 눈치를 보면서 명백한 국가보안법 위반 용의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꺼리고 있다. 변호사들은 자신의 이익 추구에 급급하여 국익과 공익 수호에 관심이 적다. 헌법 때문에 먹고사는 변호사들이 그 헌법에 구멍이 생겼는데도(민노당의 反헌법적 강령 등) 헌법유린 상황을 방치, 방관하고 있다. 親김정일 반역세력들이 헌법을 무력화시킨 다음 국가를 물리적으로 뒤엎으려 드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도 법률전문가들이 헌법 무력화를 구경만 하고 있다면 국가반역행위가 사실상 합법화될 수도 있다. 이는 반역의 면허장을 헌법의 敵에게 발부하는 꼴이다.
3. 체제 수호의 최종 보루인 군대도 좌파정권과 親北세력의 영향을 견디지 못하고 변질되고 있다. 헌법이 명령하는 명백한 사실-북한정권은 主敵이란 점을 명시하지 못하는가 하면 한국군의 가장 중요하고 유효한 무기인 휴전선의 對北선전방송까지 포기함으로써 敵을 이롭게, 我軍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4. 젊은 국민들에 대한 민주주의 및 헌법 교육과 애국심 高揚이 국가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국민으로서의 이념무장이 잘 되어 있지 않다. 민주주의 수호와 국가 수호는 같은 개념이다. 민주의식과 애국심이 결합되지 않아 애국심에는 논리가 약하고 민주의식엔 용기가 결여되어 있다.
5. 김정일 정권을 無力化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정치적 파트너 내지 政敵을 치기 위한 동지로 보려는 정치세력이 남한에서 득세함으로써 경비원이 주인을 마취시킨 다음 문을 따고 강도를 안방으로 불러들이려는 음모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 구체적인 실천으로서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세력이 나타난다면 이 세력을 반역세력으로 단정하고 사법처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 일을 하지 않을 때 국민들이 이 반역옹호 정권과 반역세력을 상대로 헌법 死守를 위한 조직적 저항을 벌일 수 있는가에 한국의 死活이 걸릴 것이다.
6. 국민들이 건국 이후 쌓아온 國富, 한미동맹,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이 모든 것들의 결과인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경시하는 세력이 한국 사회 권력구조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들의 행동은 國富, 동맹, 시스템을 약화시키거나 파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건국, 호국, 근대화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한 일이 없는 사람들은 자연히 대한민국적인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원수로 여기는 김정일 정권과 대한민국에 유감이 많고 애착은 별로 없는 남한의 좌파세력은 대한민국을 공통의 敵으로 설정하고 자연스럽게 또는 저절로 연합작전을 벌여나갈 위험이 있다.
7. 지금 눈앞에서 매일 매일 벌어지는 파괴적 현상들의 한 공통점은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헌법과 국부와 군대와 동맹 같은 유무형의 가치)를 파괴하거나 약화시키려는 의도들이다. 이런 방향성이 구조화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저항이 미약한 것이 이런 파괴 운동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다.
8. 절망적으로 보이는 지금,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를 찾아본다. 첫째, 국민국가 건설과정에서 만들어진 제도와 규범이 체제파괴적인 세력에 대해서 저항을 시작하고 있다. 한국 언론학회가 KBS와 MBC의 탄핵관련 판파방송을 엄정하게 분석하여 보고서로 제출한 사실, 사기극처럼 진행되고 있는 수도이전에 대해 법조인들과 지식인들이 조직적 반대운동을 펼치기 시작한 사실들이 그 예이다.
둘째, 정권 내부에서 이런 체제파괴적인 세력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 反北좌파가 親北 좌파를 누르게 될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셋째, 체제수호 세력이 경계심을 공유하면서 각성하고 공부하고 조직하여 행동으로 나서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넷째, 金正日 정권이 붕괴될 때 대한민국의 포위망이 풀릴 것이다. 다섯째, 세계사의 흐름과 이에 영향을 받은 한국 사회의 선진화가 자연스럽게 한국의 시대착오적인 좌파들을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여기도록 할 날도 올 것이다.
착하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한다거나 악질이기 때문에 반드시 망한다거나 하고 생각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고 그런 막연한 낙관은 장기적으로나 전체적으로는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반도의 오늘처럼 단기적으로나 국지적으로도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악당과 악마가 勝者가 될 수 있는 것은 악당처럼 행동력이 없거나 악마처럼 머리가 없는 이들이 다수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