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한 대통령 급변한 民心 - 조규석 논설위원 (전 세계일보 논설위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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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6.09 08:36

안변한 대통령 급변한 民心
재보선 결과는 집권층의 자업자득

조규석 논설위원 (전 세계일보 논설위원 실장)

"말이 씨앗이 된다"는 말이 있다. 좋은 말이 좋은 결과를 가져 온다는 걸 의미하기 보다 나쁜 말은 예기치 못한 어떤 나쁜 사태의 원인이 될수 있음을 뜻하는 경구(警句)다. 실제로 "말이 화근(禍根)이다"라고도 했다. 정치지도자의 경우 나라의 내외 상황이 어려울 때 일수록 말에 항상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가. 집권이후 1년 수개월 동안 그는 여러 정치적 파장의 "씨앗"이 된 말들을 적지 않게 쏟아 냈다. 아마도 그의 어록 속에 영구히 남게 될 "대통령 못해 먹겠다"에서 부터 탄핵 소추의 빌미가 된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 재신임 국민투표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그가 의도했건 안했건 간에 국정의 대강(大綱)과 비젼을 국민에게 제시하기 위해 절제되고 정선된 말이 결코 아니다. 그 말들의 결과가 국정혼미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점을 숙고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6.5 지자체장 재. 보선 결과는, 말하자면 여권에게 정치적 "참화"(慘禍)다. 민심의 돌변현상이 극명하게 들어났기 때문이다. 화근은 무엇인가. 정치권의 분석은 여러 갈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노대통령의 말이라고 생각된다.

국회의 탄핵 소추에서 헌재의 탄핵기각까지 63일동안 이어진 "헌법적 정원(停權)"상태에서 대통령이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자기 성찰을 하고 있는지 국민은 궁금해 했다. 그리고 대통령의 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사실상 배반 당했다. 탄핵기각 이후에도 그는 몇차례 예의 그 "못말리는 말"을 통해 스스로 "변하지 않았음"을 국민앞에 거듭 과시했다고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탄핵 기각 직후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 원고에도 없는 즉석 발언으로 기득권층을 염두에 둔듯 "자기에게 불리한 정책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위기를 확대하고 있다"고 힐난성 지적을 했다.최근 있었던 대학 초청 강연장에서는 젊은 학생들을 앞에 놓고 아주 공격적인 말들을 동원, 이념성향이 다른 세력을 매도하다 시피했다. "보수는 합리적 보수 따듯한 보수 별놈의 보수를 다 갖다 놔도 바꾸지 말자-라는 뜻-이다"라는 표현등이 바로 그런 내용이다. 재보선 전날에는 주한 외교 사절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언론에 대한 불만을 또다시 강한 말투로 내 비쳤다. 한결같이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먼 말들이다.

말은 생각의 표현 수단이다. 나랏 일에 대한 대통령의 말은 그래서 국정운영의 철학과 비젼의 제시를 주조(主調)로 삼아야 한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이념-정파-세력-집단- 세대-지역별 갈등의 골이 깊은 때에는 어떤 경우 어떤 형식이든 간에 대통령의 말에는 국민통합을 위한 명료한 메시지가 들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복권"이후 그의 말에서도 좀처럼 그것을 찾기 어렵다. 비록 계량적 수치는 아니지만 많은 국민들은 이제사 비로서 그의 말과 그 함의(含意)를 통해 국정에 대한 그의 기본 자세가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간파한 셈이고 이번 총선 결과는 그런 민심이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번 6.5선거의 참패야 집권 세력의 자업자득이지만 문제는 그 책임소재를 놓고 벌어질 여권의 내홍이 국정혼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노대통령부터 이제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꾸 근본에서 벗어난 얘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바람 잘 날 없게 만든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 대표)는 비판들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국민앞에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6.5 재보선을 통해 노대통령에게 보내는 민심의 경고다.
2004-06-20 22: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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