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 특별사면에 대한 항의표시로 단식중인 이상진 교장 -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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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한쪽 편들어선 안돼”
전교조 교사 특별사면에 대한 항의표시로 단식중인 이상진 교장
2004-05-29 13:01:46
세차게 비가 몰아친 28일 오후 서울 신길동의 대영고등학교에는 이례적으로 3일째 현직 교장의 단식농성이 계속되고 있었다.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상진(61)교장은 이부영 전 전교조 위원장 등 전교조 교사 3명이 석가탄신일 특별사면을 받은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지난 26일부터 학교 교장실에서 단식을 하고 있었다.
- 전교조 교사 특별사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단식농성중인 이상진(61) 대영고등학교 교장.
이 교장은 ‘40평생 교육자, 단식으로 정년’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고 스티로폼과 돗자리를 깔고 앉아 물만 마시면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었고, 학부모 대표가 그를 위로하고 있었다.
교장실 창가에는 이 학교 학부모 단체 등이 작성한 시위 피켓이 놓여있고, 이 피켓에는 ‘혼란과 파행 전교조 특별사면 영웅?’, ‘40평생 참교육자 부당징계 왠말인가?’, ‘전교조는 사면 참교육자는 부당징계’, ‘교육당국 부당징계 개나 소도 웃는다’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이 교장이 단식농성을 하는 이유는 전교조 교사들의 특별사면 철회와 자신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징계 철회 두 가지다. 이 교장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념갈등이 첨예한 이 시점에 대통령이 한쪽을 두둔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며, 불법연가 투쟁을 주도해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이끌었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교장은 또 “교육청이 전교조의 문제점을 강하게 질타해오며 각을 세웠던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 협의회’(이하 교장협의회) 회장인 나에게만 전례 없는 경조비 지출내역서 제출을 요구했다”면서 “ 교육청은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찾아와 특별 감사를 실시했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자료 제출 지연이라는 명목을 찾아 징계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15명중 7명이 전교조 출신”이라고 소개한 뒤 “별안간 또 아무런 이유 없이 나에게 이런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고, 어떤 의도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면서 “이 정도 사안이면 상식상 경고나 주의 정도로 끝나는 게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사면복권을 철회하라는 요구는 바위에 계란치기지만, 이번 사면이 잘못됐다는 목소리는 내기 위해 이 방법을 선택했다”면서 일각에서 일고 있는 ‘교육감 선거를 앞둔 언론플레’의혹에 대해 “나에겐 정말 힘 빠지는 소리다. 따라서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 이 단식투쟁을 상당기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장기간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임을 밝혔다.
다음은 이상진 교장과의 일문일답
-몸상태는 어떤가?
“첫날은 아침과 점심을 조금만 먹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물만 마시고 있다. 아직까지는 견딜만하지만 조금씩 몸이 지쳐오는 것을 느낀다.”
-단식농성의 가장 큰 이유가 전교조 교사 3명의 석탄일 특별사면에 대한 항의라고 알고 있다.
“대통령이 이번 석가탄신일에 전교조 교사 3명을 특별사면 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매우 화가 났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교조에 대한 사면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전교조 등을 둘러싼 이념갈등이 첨예한 이 시점에 대통령이 한쪽을 두둔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불법연가 투쟁을 주도해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이끌었던 사람들이 사면되어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들이 다시 교단 앞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다른 하나의 이유가 서울시교육청의 징계 철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내막을 알고 싶다.
“내가 작년 교장협의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 충남의 故서승목 교장선생님이 전교조의 압박에 의해 목숨을 끊어 전국 교장들이 모두 충격과 울분에 휩싸인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전국교장대회’를 열면서 전국 교장들을 단합시켰고, 전교조의 불법연가투쟁과 반미친북교육 등 기회가 있을때 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질타해왔다. 따라서 전교조는 교장협의회장인 나를 매우 껄끄럽게 생각해왔고 폄하하려는 구실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서울시 교육위원회에서 별안간 나에게만 판공비, 출장비등 경조비 지출내역 등을 날짜별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전례가 없는 자료요구서를 받고 보니 이건 보복성 자료요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공비 등을 잘못 쓴 혐의를 대면서 요구하는 것은 몰라도 아무 이유 없이 요구하는 것은 분명 부당하며, 어떤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위원회는 교육위원 15명중 7명은 전교조 출신인 것을 감안해볼 때 이런 나의 생각은 굳어져갔다.
따라서 나는 교육위원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도리어 ‘별안간 특별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법적 근거를 대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실시했지만, 회계자료를 검토한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교육청은 ‘자료제출 지연’을 구실로 삼아 ‘견책’ 징계를 내렸다. 이 정도 사안이면 상식상 경고나 주의 정도로 끝나는 게 맞는 일이다.
-이 단식농성이 무모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의 사면복권을 철회하라는 요구는 바위에 계란치기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청와대는 꼼짝도 안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사면복권이 잘못됐다는 목소리는 내야하지 않나?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자살 아니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따라서 이런 기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대통령이 다음 사면에 이런 작태를 벌이지 못하게 되는 분위기라도 조성됐으면 좋겠다.”
-교내 전교조 교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아직까지는 별다른 동요는 없다. 아마 자기네들끼리 나에 대한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본부에서 내가 하는 투쟁에 재를 뿌리라는 지령이 내려지면 강하게 한 번쯤 액션을 취할 것이다. 그럼, 난 ‘아, 저들이 또 지령을 받았구나…’하고 쳐다보게 될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단식투쟁에 대한 학부모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학부모님들이 어제 오늘 찾아와서 나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가셨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일각에서는 교육감 선거를 앞둔 언론플레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오늘 아침부터 그런 이야기들이 떠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에겐 정말 힘 빠지는 소리다. 이 상황에서 그런 시각을 풀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단식투쟁을 상당기간 할 수 밖에 없다.”
-교장협의회에서 도와주나?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은 무섭고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많은 교장들이 뜻은 같이 하고 있으나 감히 동참을 못하고 있다. 외롭기는 하지만 진실은 분명히 존재하니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가장 힘든 점은?
“몸이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나의 행동을 왜곡하는 일부의 시각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전교조가 나를 폄하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또 다른 측에서도 나를 폄하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참기 힘들다.”
[윤경원 기자] kwyun715@independent.co.kr
• MBC는 이렇게 보도한다 • 송만기씨 4집 앨범 판매 • 盧 탄핵.측근비리 기자회견 • 민씨 일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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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gookmull)
:33 :2
어제 인사드리러 갔더니 아예 전교조가 한명 뒤에서 보초서고 있더라...기가 막혀서 --;; (2004-05-29 16:2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