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盧대통령은 善이고 상대는 惡인가"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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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2004-06-01 09:41:14  |   icon 조회: 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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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盧대통령은 善이고 상대는 惡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연세대 강연에서 “조폭문화 청산” “보수는 힘센 사람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고, 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란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야당은 “탄핵기각 후 바뀔 줄 알았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노 대통령의 발언내용을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직접 나서 노 대통령의 강연내용을 조목 조목 비판했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진보와 보수 편가르기’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 28일 한나라당 당원대표자회의에 참석해 노대통령의 보수론에 반발하는 인사말을 한 박근혜의원이 생각에 잠겨있다. /정양균 기자

◆ “분열적 사고 버려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당원대표자회의에서 “여야가 상생의 정치를 위해 힘든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상생의 분위기를 깨고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노 대통령의 발언내용을 하나 하나 반박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발언요지.

“노무현 대통령은 보수는 힘센 사람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고, 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 별놈의 보수를 다 갖다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는 것이고 진보는 고쳐가며 살자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대통령이 이렇게 잘못된 인식을 갖고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모욕하면서 어떻게 국민통합을 하려는지 정말 걱정이다. 보수야 말로 고쳐가며 살자는 것이다. 보수가 끊임없이 개혁하고 발전하지 않으면 혁명이 온다. 노 대통령은 무조건 바꾸지 말자는 거라고 했는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꾸지 말자는 것 외에 우리가 바꾸지 말자는 것이 무엇이냐.

보수가 가로막는다는데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송두율씨를 민주인사로 만들고 공산당을 허용하는 거…이런 걸 막는 것 외에 보수가 가로 막는다는 게 무엇인가. 조폭문화를 청산해서 정경유착을 끊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경유착이 문제라면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가 모두 다 청산대상일 것이다. 경제위기를 과장하고 있다는데 국민의 91%가 경제위기라는데 누가 과장하고 있다는 말인가. 경제지표와 국민들이 체험하는 실물경기가 달라 국민 대다수가 몇 십년 만에 가장 살기 힘들다고 한다면 이거야 말로 위기라는 생각을 왜 한번쯤 못하는 건가.

노 대통령은 자기는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고 생각하는 분열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우리 한나라당은 우리만 선이고 대통령과 여당을 악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상생의 정치와 국민통합의 시작이 아니겠는가.”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부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맹형규 의원은 “헌재 재판소 결정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로 몰아넣으려는 대통령의 발언에 국민들은 한숨짓고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은 “국민들이 그렇게 싸움 좀 그만하고 경제살리기에 신경을 쓰라고 했는데도 탄핵심판 후에도 사회를 이분법적으로만 보는 것을 보면, 달라진 것이 없다”며 “‘내가 있는 한 경제는 걱정없다’고 한 것을 보면 더욱 오만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또 막말정치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국민들에게 걱정을 안겨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보·보수 개념 재정립해야”

민주노동당 김종철 대변인은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합리적 보수를 논의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수 일반을 수구와 동일시하는 해석은 옳지 않다”며 “진보와 보수에 대한 대통령의 개념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회찬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에 대한 기본 개념 공부부터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최고지도자가 내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면 나라 앞날이 없다”고 말했다.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2004-06-01 09: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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