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이 나라에서 탈북자는 신음도 낼 수 없나 - 조선일보
icon 조선일보독자
icon 2004-05-13 20:39:41  |   icon 조회: 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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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설은 조선일보 http://www.chosun,com 에도 있으며, 2004년 5월 13일
조선일보 A 31 에 있는 것임.


[사설2] 이 나라에서 탈북자는 신음도 낼 수 없나


태어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자유북한방송’이 둥지를 잃게 됐다. 15평 사무실을 내주어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게 해준 북한연구소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테러를 하거나 소동을 벌일지 모른다”며 나가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전후 사정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난번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은 이 방송을 중단시키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건물주인 북한연구소에는 왜 사무실을 빌려주었느냐는 협박전화가 여기저기서 수시로 걸려온다고 한다.

한민전이라는 북한 단체는 “범죄자들의 사이비방송을 폭파시키고 더러운 역적들의 명줄을 끊어 버려야 한다”고 위협했다. 북한과 우리 내부로부터 가해지는 갖가지 압력을 건물주 혼자 견뎌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자유북한방송은 직원 2~3명에 하루 1시간 방송이 고작이다. 탈북자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최소한의 장비를 갖춘 초미니 규모다. 인터넷 방송이라 북한 주민들은 듣지도 못한다. 남북관계 뉴스와 탈북자들의 육성 수기, 황장엽씨 강좌 등으로 짜여진 방송 내용은 북한의 실상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이 북한 당국의 비위와 남한 내 맹목적 민족화해론자들의 신경을 건드리고 남한 정부의 노파심을 자아내게 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남한에서는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기 힘들게 됐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이야기도 듣기가 어려워졌다. 한쪽 눈과 한쪽 귀로만 북한을 보고 듣는 형국이다. 이런 현실은 특히 남북한을 모두 체험해 본 탈북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안겨 준다.

탈북자들의 강연도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다. 신음과도 같은 탈북자들의 작고 낮은 목소리마저 이 땅에는 발붙이기 어렵게 된 현실이 자유북한방송의 운명에 담겨 있는 것이다.


입력 : 2004.05.12 18:29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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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100자평은 총 24건입니다.
김인숙(sese1000)
139 1 반공과 친미를 부르짖는 보수조차 숨죽여 살아야하고 탈북자들은 이젠 남한에서조차 반동분자로 낙인찍히는 반빨갱이 시대가 대두되고있는 느낌이다.경제도 썩어빠진 사회주의 이념에 허우적대고 있고 정치는 중도진보라는 괴물단지들에게 점령당해 앞길이 험난하고 도대체 숨을 쉬어도 쉰 것 같지않고 살아도 산 것 같지않은 이 시대에 우리의 존재는 누구를 위해서 있는 것인가. (05/12/2004 20:02:38)

조성규(jsk83217)
79 1 "남북의 창"인가 하는 방송은 북한의 실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아예 미화하려고 하더구먼! 이런데도 자유북한방송 사태를 보니 이 나라의 정체가 뭔지 의심스럽다.이 정도면 국정원은 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집단이라고 봐야지 않을까? (05/12/2004 19:33:22)

김창욱(k1000s)
65 0 통일만을 위해서라면 이정권만큼 적합하기는 힘들 것같다. 정일이가 우리경제 좆아오기는 틀렸고 현 정권이면 4년안에 북한경제와 비슷한 수준까지 갈 수있을테니 경제수준이 비슷하면 그만큼 통일도 빨라지지않을까 생각한다. 다른건 다 깽판쳐도 남북만 통일되면 된다는 것이 현정권아닌가! (05/12/2004 19:54:09)

박영환(pakhosim)
53 1 북한연구소는 김정일의 지령대로 움직이는 곳인가?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시작한 자유북한방송이 피기도 전에 된서리를 맞게 생겼다.탈북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하여,그나마 북한의 현실과 체제를 비판했는데 이盧무 정권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권 맞나? 그들의 은행계좌를 알려달라.국가에서 방해하면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서라도, 자유북한방송은 계속 되어야 한다. (05/12/2004 19:51:11)

박태진(cluv0307)
36 0 탄핵찬성 탄핵찬성 탄핵찬성 얼빵한개혁 얼빵한민주 무엇을위해 살고 있나 공산주의 실패했잖아 위정자들 때문에 미친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노~~오~~란 것들 아 두렵다 (05/12/2004 2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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