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을 믿습니다 -지만원
icon 지만원홈피독자
icon 2004-05-11 16:13:41  |   icon 조회: 883
첨부파일 : -
이 글은 지만원 박사 홈페이지 http://www.systemclub.co.kr 에 있는 것임.

Name
지만원
Subject
탄핵!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을 믿습니다


법관의 생명은 판단력입니다. 무엇이 법관에 이로우냐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정의냐에 따라 외롭게 판단하는 것이 법관의 사명입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판단력을 가진 법관이라는 대표성을 가진 인물들로, 자신들은 물론 대한민국 법관들 전체의 명예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들입니다.

백두산 천지를 출발한 물방울이 나무 가지 하나에 의해 두만강 물도 되고, 압록강 물도 되듯이, 이번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은 이 나라의 운명을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놓을 것입니다. 이들의 판단은 또한 “법이 정의의 편에 서느냐”, 아니면 “힘의 편에 서느냐”를 결정하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며, 탄핵사건은 “재판관들이 대통령을 심판하는 사건”인 동시에 "국민이 재판관들을 심판하는 사건"도 될 것입니다.

수많은 전망가들이 “헌재가 힘의 편에 서기로 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힘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살아가는 중상류층 사람들 역시 같은 견해들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빠져나감을 느낍니다.

지난 4.30. 마지막 변론일에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탄핵 반대를 외치는 시위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어리고 언행이 도전적이며 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적 등외자들로 보였고, 탄핵 지지를 외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지긋하고 점잖고 인격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모인 숫자를 보면 탄핵반대자들이 매우 우세했습니다. “저런 부류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탄핵지지냐, 반대냐를 놓고 입씨름을 하고 소리치는 처지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재판관들의 눈에, 품위없고 지각없는 저런 류의 다수가 커 보일 것인가? 그래도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한민국 법관들의 명예로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법관들 전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의 법이 힘에 굴종하지 않고 의연하게 정의의 편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다시한번 명확히 하기 위해, 그리고 공산화와 후진 일로를 걷고 있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자유와 창의력이 샘솟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로 환류시키 위해 그들은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고 싶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대한민국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게 우리 모두의 생각입니다. 힘과 세와 세도가 법 위에 서는 나라, 그런 나라가 될 것입니다.

무지한 억지가 과학과 상식을 뒤엎고, 게으르고 무책임한 자들이 부지런하고 착살한 사람들의 인권과 권리를 짓밟을 것입니다. 인격과 지식이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되는 암흑의 사회가 될 것입니다.


2004. 5. 9





Next
군사비리의 본질, '개인비리'와 '시스템비리'
지만원




Copyright 1999-2004 Zeroboard / skin by Zetyx
2004-05-11 16:13:41
211.192.93.6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