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icon 이영순
icon 2004-05-11 00:47:05  |   icon 조회: 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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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친정어머니께서는
만 92세로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주변에서는 장수 하셨다고 하지만
자식인 저의 마음은 조금만 더 사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엄마는 25년전 돌아가신 아버지 곁으로 떠났답니다.
탄부초등학교 뒷산 넘어 양지 바른곳에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나란히 누우셨답니다.
두분을 영원한 꿈의 나라로 여행을 보내 드리면서 한없이 목놓아 울었답니다.
칠공주집 막내에서 두번째 딸로 태어난 저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더 애절하게 그립답니다.
탄부면 덕동리에서 동심을 키우며 자랐기에 이런 시가 생각나 적어 보았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어져 이불이 소래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가 보고싶다.
외할머니가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넉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 순 덕-

우리 친정어머니 세대들은 다 이와같은 세월을 사셨답니다.
그러기에 더욱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신답니다.
보고싶은 울엄마.....
2004-05-11 00: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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