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또 속을 줄 알고
icon 보은신문
icon 2001-08-11 12:42:51  |   icon 조회: 1519
첨부파일 : -
옛날 어느 산골에 팔푼이 나무꾼이 있었다. 하루는 산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도중에서 친구를 만나 같이 가게 되었다. 그 친구가 앞서가고 팔푼이가 뒤에 가는데 앞서가던 친구가 팔푼이를 놀려 줄 심산으로 지게꼬리를 끌러 주면서 이것을 잡고 오라고 했다. 팔푼이가 지게꼬리를 잡고 따라가다 비탈길을 오르는 데 잡아 다녀 보니 힘 안 들이고 올라갈 수가 있어서 힘껏 매달렸다.

그러자 앞에 가던 친구가 지게꼬리를 놓았더니 팔푼이는 지게를 진 채 뒤로 벌떡 넘어져 버렸다. 그 꼴을 보던 친구는 통쾌하게 웃으며 비탈을 올라갔다. 그들은 가파른 고개를 올랐는데 팔푼이가 보니 벼랑 옆에 고운 꽃이 피어 있는지라 그것을 꺾으려다 미끄러져 가까스로 나무를 잡은 팔푼이는 사람 살리라고 소리를 지르며 허둥됐다.

친구가 달려와 팔푼이가 위태롭게 된 지라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이르고 지게 꼬리를 풀어 내려주며 이것을 꼭 붙들고 올라오라고 했다. 팔푼이는 지게꼬리를 잡고 올라오다 생각 하리를 "네놈이 날 골탕 먹였지 어디 두고 보자" 하면서 손엘 잡았던 줄을 놓았다. "내가 또 속을 줄 알구" 그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팔푼이는 벼랑아래로 떨어져 죽었더란다

(내북면 아곡리, 박남산, 남 86세)
2001-08-11 12:42:51
211.172.145.5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