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아들
icon 보은신문
icon 2001-08-11 12:20:09  |   icon 조회: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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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비가 벼슬자리 하나 얻으려고 열심히 공부를 했으나 번번히 낙방거사가 되곤 했다. 그럭저럭 나이는 한오십 되었는데 과거에는 매번 낙방이라 하는 수없이 재산을 팔아 넣어서라도 기어히 벼슬 한자리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행이 큰 재산은 아니지만 온갖 뇌물을 다 갑다 바치고 벼슬구걸을 했다. 그러나 보니 유산이라고 남은 재산 다 팔아 없애고 갖다 바칠 돈도 없었다. 하루는 자식놈이 산에 올라가 산꿩 두 마리를 잡아 왔으므로 그것을 싸가지고 대감댁을 찾아가서

"어떻게 빨리 좀 서둘러 주십시오."
"글세 그런 일이 어디 빨리 되자. 좀 더 기다려 보게."
"벼슬만 내려 주신다면 재산을 모두 팔아 올리겠습니다."
"자네 재산이 얼마나 되는데?"
"아무리 못되어도 만냥은 족히 되오이다.?"
"꿩의 아들이라?"
"거짓이 아니옵니다. 그런데 만약 대감게서 약속을 어기시면 영문인지 두달이 넘도록 기별이 없는 지라 화가난 선비는 이판대감 댁으로 달려가
"이젠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습니다. 저희 부모님이나 돌려 주십시오."
"아니 부모님이라니?"
"그 꿩 말씀입니다. 대감의 부모도 되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들은 대감은 급히 벼슬 한 자리를 내어 주고는
"예끼 이사람. 무슨 성미가 그리도 급한가?" 하며 웃더란다.

(보은읍 교사리, 차유식 남 45세)
2001-08-11 1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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