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편네의 재치
icon 보은신문
icon 2001-08-11 12:19:24  |   icon 조회: 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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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목수 마누라가 살이 뽀얗게 오른게 곧잘 눈웃음을 쳐서 사내놈들의 가슴을 후린다. 이 여편네에게 눈독을 들인게 이웃마을 강마름 형제였다. 형과 아우는 서로 알지 못하고 목수가 없는 눈치만 알면 곧잘 목수 여편네 방에 숨어든다. 어느 날 목수가 일나간 사이, 마름집 아무가 찾아왔다. 그런데 공교롭게 마름영감이 또 온 것이다.

"형님한테 들키면 벼락이 내릴텐데 어쩌면 좋은가?" 쩔쩔매는 아우를 벽장 속에 집어 넣은 여편네는 태연히 마름영감을 맞이했다. 그런데 재수없는 날이라 그런지 목수가 돌아온 모양이었다.
"이걸 어쩌나? 야난났네."

허둥대는 마름의 팔을 잡은 여편내는 재빨리 마름에게 부지깽이를 쥐어 준다음 대문밖으로 내몰며.
"우리 집에는 댁의 아우님이 오지 않았으니 다른 곳으로 가보시오." 하며 등을 밀어 대문 밖으로 내쫓고는 "당신 형님이 돌아갔으니 이젠 안심하고 나오시오." 하며 벽장문을 열고 아우를 끄집어 내어 보낸다.

여편네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는 목수를 향해 생긋 웃으며
"남의 집 형제 싸움에 내가 땀을 뺏소이다." 했다고 한다.

(탄부면 매화리, 박종수 남 45세)
2001-08-11 12: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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