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 돌무더기
icon 보은신문
icon 2001-08-07 15:58:13  |   icon 조회: 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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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회남면 금곡리 뒷산으로 회북면과의 경계에 높이 552m의 높은 산이 국사봉(國師峰)이다. 이 산은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그 산 정상부근은 굉장한 명당자리라 한다. 옛날 이 명당에 묘를 만들면 자손이 크게 번성하고 귀하게 된다고는 하나 그 산에 묘를 쓰면 가뭄이 들고, 그 가뭄은 묘를 파내고 기우제를 지내야만 비가 온다는 말하자면 이율배반적인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 산으로 집안의 번성과 부귀를 노리고 이 산에 조상의 산소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과 가뭄을 막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여러번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산 정상에는 웬일인지 큰 돌무더기가 쌓여 있다. 그리고 이 돌무더기를 둘러싼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고려 때 지금의 회남면 금곡리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외딴집에 어느 과부가 두 남매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부의 두 남매는 얼마나 용맹스럽고 날렵한지 몰랐다. 그뿐 아니라, 두 남매의 힘이 얼마나 샌지 몰랐다. 비록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사는 과부이지만 두 남매만 보면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과부에게는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밤마다, 이 산의 신령이 나타나서는 남매중 하나를 죽여야 한다고 하면서 사라지곤 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저녁에 일이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신령이 나타났다. 신령은 매우 노하였고 큰 호령으로 꾸짖기 시작했다. "남매가 너무 비범해 둘 중 하나가 죽지 않으면 천기를 다스릴 수 없을 터인즉 더 이상 주저하면 하늘의 노여움이 크리라"는 것이다.

과부는 더 이상 주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남매를 앞에 앉혀 두고 어려운 내기를 시켰다. 내기에서 지는 쪽은 희생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과부는 아들에게 나막신을 신고 당나귀를 끌고 하루 아침에 서울을 다녀오고 딸에게는 앞치마로 돌을 주워날라 10이밖에 있는 미곡산(昧谷山)에 성을 쌓도록 하였다. 이제 딸은 한번만 앞치마에 돌을 가지고 가 성을 쌓으면 다 쌓게 되는데 아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내기에서 아들이 지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아들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생각인지라 과부는 딸을 죽이기를 결심했다. 그리하여 과부는 딸의 앞치마를 딸이 알지 못하게 찍어 놓았다. 딸은 자기보다 더 큰 돌을 굴리고 성을 쌓느라고 손바닥에 피가 흐르고 몸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오빠에게 질세라 열심히 돌을 주어 앞치마에 담았다. 그리고 매곡산을 향하여 가려하자, 돌이 우르륵 쏟아졌다.

어머니가 앞치마를 찢어 놓은 것을 모르는 딸은 쏟아진 돌을 다시 주어 담았고 걸음을 옮기려면 돌이 쏟아지고 그렇게 하는 중에 아들이 돌아왔고 내기에 진 딸은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지금 이 산정에 있는 돌무더기는 바로 딸이 쏟아논 돌들이라 한다. 그리고 딸이 쌓다 완성치 못한 성이 회북면 중앙리 앞산에 있는 아미산성이라는 것이다.
2001-08-07 15: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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