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을 승리로 이끈 북바위
icon 보은신문
icon 2001-08-07 15:42:38  |   icon 조회: 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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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보은읍 학림리에서 동으로 종곡리 수철령으로 향하는 곳에 해발 515m의 문암산이 있는데 이 산길 계곡에 이르면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옆에 "북바위"라 불리우는 바위가 있다. 삼국시대 때 보은은 신라와 배제의 국경지대로 싸움이 잦은 고을이었다.

삼년산성(三年山城 : 보은읍 어암리 소재)을 근거지로 한 신라군과 노고성(老姑城 : 보은읍 산성리 소재)에 진을 친 백제군 사이에는 국토확장을 위해서 싸움이 잦았다. 양군은 두 산성 사이에 펼쳐진 중동들과 풍취들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고 승부를 가릴 수 없으면 제각기 본진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때 일이다. 백제군의 지휘자는 양서(양서)라는 기골이 장대하고 지략이 뛰어난 장군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싸움만 하면 이상하게도 신라군에 패하기만 했다. 어느 날 장군은 새벽부터 군사를 배불리 먹이고 노고 성을 나섰다. 생사를 건 일전으로 신라군을 크게 무찌르기 위해 며칠을 검토한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그 작전은 신라군을 기습하여 삼년산성을 탈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 백제군에서 배신자가 있어 양서장군의 전력이 사전에 신라군에 알려져 백제군이 성을 나서서 새벽 안개를 뚫고 삼년산성을 향해 노도같이 달려가다 중도에서 숨어 있던 신라군에게 오히려 기습을 당했다. 양서장군은 어쩔 수 없이 만신창이가 된 부하 패잔병을 이끌고 노고 성으로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산성 밑에 이르렀을 때 이미 산성은 신라군사에게 점령되었고 장군과 백제군은 갈 곳 조차 없이 되었다. 뒤에서는 추격하는 신라군사들의 함성이 크게 들려왔고 산성에서도 신라군이 개미떼처럼 들어가게 되었다. 승리에 도취된 신라군들은 추격을 단념하고 만세를 부르며 노고 성을 올라가고 있었다.

양서장군은 갑자기 피곤이 왔다.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세상에 그토록 만사가 풀리지 않고 막히기만 하는 자신의 불운함이 억울하고 한스럽기만 했다. 그는 별안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울분을 발산할 양으로 허리에 찬 긴 칼을 뽑아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향하여 힘껏 찔렀다.
칼은 자루가 있는 데까지 깊이 바위를 찔러 들어갔다. 양서장군은 그래도 울분이 풀리지 않아 그대로 10여번이나 칼을 돌려대는 바람에 바위에는 구멍이 뚫리게 되었다.

그때였다. 바위 구멍에서 은은하게 북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북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왔고 난데없는 북소리에 군사들은 일제히 쉬고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둥, 둥, 둥" 북소리는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마치 진군을 독촉하는 듯 들렸다. 패전에 사기가 꺾였던 군사들은 북소리에 대오를 맞춰 힘차게 함성을 울리며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신나군을 크게 물리치고 노고 성을 탈환하였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는 후부터 이 바위를 "북바위"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며 지금도 나무꾼들이 막대기나 손으로 두들기면 북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2001-08-07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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