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니 방문판매 네트워크, 다단계에 대해서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네요.
전 3년전 일명 방문판매를 해서 아주 패가망신한 사람입니다.
이상한 피라미드같은데서 한것도 아니고 정통 네트워크라고 알만한 사람은 아는데서요.
근데도 전 아주 망했습니다.
지금 신용불량자가 됐구요.
매일 여러군데 카드사에서 걸려오는 빚독촉 전화에 자살도 생각합니다.
언제 그들이 우리집에 쫓아와 압류딱지를 붙일지 모르는 불안감에 살고있습니다.
어쩜 여기서 다단계에 관해서 얘기하는 내용이 제가 몸담고 있던 업체랑 똑같은 얘기를 하는지...
나를 위한 사업이 아니고 남을 위한 사업이다, 남을 도와주면 나도 성공하게 돼있다, 꿈을 빼앗기지 말아라... 지부장만 되면 성공한다 놀아도 아래 에이전트 판매해온다.
전 저의 회사에서 성공하신 분들이 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씀인줄 알고 놓칠세라 노트에 열심히 적으며 얼마나 그 말을 마음에 새기려 노력했던지...
지금은 이가 갈립니다. 그 말에 정신이 빠져서 제가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가는걸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죠.
전 나쁜 곳에서 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건 성격에 맞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일입니다.
저도 제 주변에 권했죠.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모두에게 이건 얌전한 사람도 할 수 있다...일하며 보람도 찾고 제품이 좋다고 권하기만 하면 된다...그러면 그들이 그 제품을 쓸 때 마다 내 통장에 돈이 차곡차곡 쌓여 나중엔 평생 일 안 해도 놀고 먹을 뿐만 아니라 지부장만되면 성공한다 .. 지부장이 되면 씀씀이만 커지고 모든 유지비를 더많이 써야하며 속으로 골병 들었습니다..
절대 절대 아닙니다.
그 사업을 시작하면서 2~3년 후의 나의 성공한 모습, 그후 10년의 모습을 그리며 가슴 설레며 잠 못 이루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로 최악의 경제 상태에 놓여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신세가 됐습니다.
전 누가 쫓아다니면서 하자고 해서 한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이 하자고 하길래 같이 따라 했습니다. 그야말로 이런 곳에서 흔히 말하는 '비전'을 봤노라 착각하고...
저 가끔 여기서 님들 글 읽는데요. 빚 얼마 얼마 지셔서 참 힘들다...하시는데 전 그보다 몇배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답니다.
저도 배울만큼 배웠구요. 열심히 일하던 직장인 이었습니다. 남에게 돈을 빌려주면 빌려줬지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살던 평범한 사람 이었습니다. 여기서 돈벌면 흥청망청 쓸려고 한게 아니구요. 저희들 키우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 집 한채 사드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했었습니다.
성공하셨다는 분들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성공하기까지는 정말 힘들구요. 거의 정상에 올라와야 그동안의 마이너스 난 가정경제가 똔또이가 되구요.
또 그렇게 정상의 자리(지부장) 유지하기 위해 부장 에이전트 관리하느라 새벽부터 밤까지 돌아다녀야 하고 (성공하면 매일 놀아도 된다고 하지만 절대 그럴수 없습니다) 알게 모르게 들어가는 돈 무지 많습니다. 아마 실제로 그들이 쓰는 돈은 다른 평범한 직장인보다 조금 남는 수준의 가정경제일 것입니다. (처장이상 성공한 몇몇 빼곤)
저랑 비슷한 시기에 사업하셨던 동료들 대부분 몇천의 빚을 안고 그만 두셨습니다. 제가 그중 가장 많네요. 마음이 약한 관계로 지부관리 비용을 제가 거의 대다보니...(들어오는 돈도 없으면서 품위유지비 판촉물비 식사비 교통비 교육비...수없이 들어가는 돈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지부실적을 통한 수당을 받으려면 제가 어느 정도 목표실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있는 상품 또 사고...재고만 잔뜩 쌓였죠.
저도 한참 사업에 몰두 할때는 남들의 반대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꼭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만 수없이 하고...
근데 정말 영업에나 사람 관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 사업은 패망의 지름길입니다.
정말 100에 1명이 성공할까 말까 하는 사업입니다.
인간관계도 이상해지구요...(그래도 전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권하지 않았고 그동안 쌓아놓은 인덕으로 멀어진 친구는 없는데)
우선은 제 성격이 이상해집니다. 뭐라고 말할 순없지만 하여튼 내가 점점 변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 고통이 심해도 부장 에이전트들에게는 항상 표정관리 해야 했구요. 조금만 더..조금만 더...하다가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말 평범한 직장에 다니셔서 열심히 일한 대가로 받는 월급이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그게 아끼는 거구요. 그게 나중에 부자가 되는 길입니다. 아마 제가 이런 소중함을 깨달으려고 이렇게 고통을 겪으며 돌아왔나 봅니다.
절대절대 하지마세요.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리고 드릴 말씀은 이것 뿐입니다.
지부장만 되면 성공한다 . 투자한 돈 모두 복구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쏟아 부었지만
허황된 꿈이 었습니다.
할수만 있다면 3년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