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슬픈얘기 ..... 그래도 그녀가 보고 싶습니다.
icon 노웅진
icon 2002-11-24 14:14:09  |   icon 조회: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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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지4년째..드디어 결혼을 약속 받았읍니다..
그녀는 몸이 불편해 거의 사회생활을 해본적이 없었지요...
그래도 마음만은 당찬그녀..그게 화근이었을까요?
혼인을 앞둔이후..새롭게 인생을 출발하려는 그녀의 마음은 조그마난
보탬이 되고자..일자리를 알아보게 되었지요...
그녀가 하는일을 믿었기에 신경쓰지 않았습니다..모 정수기 회사..전 믿었지요..그녀는 일에 만족해했고..표정은 나날이 밝았습니다.성격도 활발해지고..말도 조리있게 잘하고..전기뻤습니다.힘들게 살아온 그녀였기에
그회사에 고마운 생각을 갖기도 했었죠.언제부터인지..그녀가 태하는태도가 조금씩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죠..업무가 바쁜가 보다 하는 저의순진한생각..점차 그회사에 대해 호기심이 일기시작했습니다. 하지만그녀에게 회사는믿음 그자체였읍니다...그믿음을 깨는 행위는 일체 용납되지않았지요..저는 개인적으로 조금씩 알아보게 되었지요..그 정수기 회사를 월차를 사용해 (그녀는 2박 3일간 지방으로 교육을받으러 간다고했지요) 위장입사를 했습니다..이력서를 가명으로...등본은 나중에 준다고..
!!!!!!!!!!!! 슬펐습니다..사랑하는 이가 하는일은 남을 속이는 일이었읍니다.평소 거짓을 싫어하고..불쌍한 사람들만 보면 가슴아퍼하는 여린마음의 그녀..가 하고있는일은 인생에 힘든 고비에 (미취업자..장애자..퇴직자..사업실패한분들..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부)있는 사람들을 속여...또다른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일을 하고있었지요...전믿을 수가 없었읍니다.
눈앞이 깜깜해지고..갑자기 눈물이 나올려고 하더군요..전 그몹쓸인간들의 만류와 호기심어린 눈들을 뒤로 하고 박차고 그더러운곳을 박차고나왔습니다..정신없이 찾아간곳은 생활정보지가판대..미친듯이 찾았읍니다.
구인광고란의 그녀의 이름을 .....평소 남자같은 이름을 가진그녀라 쉽게
발견할수있었지요..월수3** 고소득보장 ......이란 문구로 시작된 그녀의 광고를 보는순간 전 하늘을 보고 웃었읍니다..그리고 울었읍니다..
더이상 그녀는 나의 사랑하는 그녀가 아니었읍니다...치열한 자본주의사회...능력위주의 비정한 사회에서 그녀가 디딜곳은 이런 곳밖에 없는건가요? 저의 무능함과 그녀의 어리석음에 화가났고.. 사회에도 울분을 토하고 십습니다..허탈 배신 그리고 어리석음이 어우러진 저의 감정을 누가 이해할까요?
속고 속이는 사회 ...그회사를 원망하진 않아요.....그녀에겐 최소한 선택할 기회는 있었으니까요.그녀를 미워하지도 않아요.그녀는 그커다란 톱니바뀌의 보잘것없는 희생양이었으니까요..
다만 그녀가 너무 불쌍합니다.. 그녀는 저의 따뜻한 말한마디보다..나의 통장잔고가 필요했고..저의 걱정스럼 눈빛보다..저의 카드가 필요했읍니다. 그녀는 조금씩 황폐해져갔읍니다..아주조금씩..누가 그러더군요..죽은사람을보는것보다..죽어가는 사람을보는게 더가슴아프고 슬픈일이라고..그리고 그녀는 저를 떠났읍니다..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십습니다. 나의 모든것을 가져가도 좋아요..언젠가 세월이 흘러서..그녀가 다시 나에게 돌아와주리라 믿고있어요..그럼 아무일도 없는듯이 마치 어제만난후 오늘 또만난것처럼 전그녀를 데리고 우리가 자주가던카페에 갈겁니다..그리고 이렇게 말하고싶어요." 우리 무슨영화보러갈까..?"
그녀가 정말 보고싶어요.............
2002-11-24 14: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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