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타까운 황우석 사태
icon 김병연
icon 2006-02-14 21:41:10  |   icon 조회: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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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타까운 황우석 사태
허탈하다 못해 분노가 치밀고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한 황우석 사태는, 교수직을 사퇴하겠다는 말에선 인간적 연민도 느꼈다. 하지만 그의 반복된 거짓말과 말 뒤집기는 그가 정말 과학자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은 진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논문조작이 밝혀진 과학자는 그것으로 과학자의 생명이 끝난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그가 2004년 논문을 체세포복제 줄기세포가 없는데도 있는 것으로 조작하고 2005년 논문에서도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는 것을 알면서 11개로 날조해 거짓 논문을 써 난치병·불치병 환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다른 생명과학자들에게 유무형의 불이익을 주고 국가 신인도를 실추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세계에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인위적 실수라는 조어(造語)를 구사하며 자신의 부정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원천기술이라는 비과학적이며 한계가 불분명하고 자의적 또는 다의적 판단을 조장하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분열된 국민의 의견을 더 갈라놓는 대단한 수완을 보였다. 더더욱 황당한 것은, 논문조작의 본질을 흐리는 그의 언사들이다. 이 점에서 그는 노련하고 교활한 정치인보다도 한 수 위임이 분명한 것 같다. 원천기술이 있는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아간다는 대목에선 그의 말솜씨가 절정에 달했다는 느낌이 든다. 출처가 불분명한 거금을 쥐어 주며 매달렸던 자기 부하나 다름없는 연구원을 급기야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정도면 책임 전가 수준도 논문 조작만큼이나 가히 세계 정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생색은 혼자 다 내다가 막상 책임질 일이 생기니까 존재하지도 않은 줄기세포가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것은, 그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막대한 연구비의 지원을 받는 연구팀의 책임연구자로서는 현저한 자격미달이라는 심히 부끄러운 사실을 만천하에 광고한 것이다. 그가 수백억 원의 연구비와 후원금을 어디다 썼는지, 김선종·박종혁 연구원 등에게 전달한 5만 달러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그가 의뢰한 검찰 수사는 이제 다른 식으로 그 자신을 겨냥하고 있으니 자승자박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판 뻔뻔한 사기꾼의 행위이며, 그 다음은 일벌백계(一罰百戒)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과학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겐 조국이 있다’는 그의 말이 한없이 가증스럽기만 하다. 오호애재라, 한국의 명문대학 서울대 교수가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 상당수가 썩을 대로 썩은 대한민국의 희망에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하다니. 황우석 사태,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는지.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자.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허탈과 분노에서 하루빨리 깨어나 황우석 사태를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자정능력을 극대화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국가의 투명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는 것뿐이다.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은 이것으로 만족하다. 앞으로 제2의 황우석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 대~한민국!
2006년 1월 11일
○성명: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청주시청 근무
○전화: 011-9840-9086 ○고향: 마로면 관기리
2006-02-14 21: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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