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이 캐거덩~ 캐거덩~하고 우는 이유(민담)
icon 장영천
icon 2002-06-23 00:04:24  |   icon 조회: 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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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 울음소리는 어찌 들으면 [꿔거엉~ 꿔거엉~]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들으면 [캐거덩~ 캐거덩~]하는 것 같기도 하지요? 같은 소리를 듣고도 사람마다 표현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예를 들면 수탉의 울음소리도 우리나라 사람은 "꼬끼요~"라고 하는 반면에, 미국 사람들은 "쿠쿠들루~"라고 표현하듯이 말입니다.

꿩(장끼=숫꿩)이란 날짐승은, 번식철에 암컷이 알을 품고 있을때에 주변에 적이 접근을 하면, 그를 유인하여 암컷의 보금자리로 부터 멀리 떨어지게 하려고 일부러 특유의 울음소리로 자기 위치를 적에게 알려주면서, 다리를 다쳐서 도망을 잘 못가는척 비실비실 하기도 하면서 잡힐듯하면 도망가고, 잡힐듯 하면 도망가고 하는 꾀돌이랍니다. 또, 갑작스레 위기에 처하여 도망갈 여유조차 없을 때는 꼬리를 하늘로 향하게 번쩍 치켜 올리면서 머리만 땅쪽으로 쑤셔 밖는다고 합니다. 꿩은 병아리때부터 특유의 숨는방법을 쓰는 본능도 있답니다. 다급하면 풀 숲으로 들어가 발랑 뒤집어지면서 움켜쥔 가랑잎으로 하늘을 가리는 자세를 취하는 것인데, 한번 숨으면 찾기가 매우 여렵습니다.

꿩은 우리가 한약재로 쓰는 <반하>의 알뿌리를 매우 좋아하기에 눈에 띄면 주둥이로 캐내어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한 꿩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마치 "캐거덩~ 캐거덩~"하는 것 처럼 들리는데, 이에대한 재미있는 내력이 있지요. 다음 이야기는 거기에 대하여 우리 어머니가 들려주신 민담이랍니다.

꿩이란 짐승은 원래 천상세계에서 살면서 옥황상제님의 특별한 신임을 받던 신하였는데, 언젠가 부터 옥황상제가 고질병이 생겨서 치료약을 구하던 차에, "지상에 내려가면 인간들이 농사를 짓는 밭에 잡초로 자라는 <반하>라고 하는 약초가 있는바, 그 것을 잡수셔야만 회복이 될 수 있다"는 의원의 보고를 받고, 옥황상제님은 가장 신임이 두터운 이 신하에게 [사흘의 시간을 줄 터이니 지상세계에 내려가서 그 "반하"라는 약초를 캐가지고 오너라!]하고 명하게 되었답니다.

명을 받은 이 신하는 지상세계에 내려와서 인간들이 농사를 짓는 밭에 <반하>가 더러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틀하고도 한나절 동안을 부지런히 반하를 캐가지고 보니, 알뿌리가 콩알만한 것이 하도 먹음직 스러운지라, 딱 하나만 맛을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의 입맛에는 그것이 천하 일미였던지라, 천상으로 가지고 올라가야하는 것도 잊어버린채 그것을 하나씩 하나씩 맛을 보다가 몽땅 다 먹어 버렸는데, 그러는 사이에 이미 날은 저물어 갑니다. 그때 마침 기다리다 지친 옥황상제께서는 속히 약초를 가지고 올라오라고 호령을 하십니다요!

산천에 녹음이 짙어가고 고사리가 자라나는 시기, 즉 꿩이 알을 품는 계절이면 가끔 하늘에서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바로 옥황상제께서 약초캐러 지상에 내려온 신하를 부르는 소리이지요!

옥황상제님의 부름을 받고 다급해진 신하는 호령소리에 놀라서, 옥황상제님께 변명을 하며 고하여 외치게 되는데, 바로 그 소리가 "캐거덩~ 캐거덩~"이랍니다. "캐거덩"이란 말은 "캐거든"의 사투리로서, "아직 <반하>를 캐지 못했으므로 캐거든 올라가겠다"는 뜻이지요!

그런데다가 이 신하는 맘씨고운 새악시(까투리=암꿩)를 만나 결혼까지 하여 단꿈에 빠져 버렸고, 천하일미의 <반하>를 늘 먹을 수 있다는 욕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으니, 옥황상제님의 부름이 있을때마다 "캐거덩~ 캐거덩~"하고 변명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지요!

그런 연유로 원래부터 지상에서 살던 까투리(암꿩)의 모습보다 천상에서 내려온 장끼(숫꿩)의 모습이 훨씬 더 호화찬란하게 생겼답니다.

우리들은 모두 장끼 같은 사람이 돼가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선거의 해입니다, 우리 유권자들은 세심히 살펴보고 <장끼>같은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꿩에게 전하는 말>

꿩들아, 못돼먹은 우리 인간들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다보니 죄없는 너를 못된놈으로 비유를 하였구나! 인간의 모습으로 살고있는 나나 축생의 모습으로 사는 너나 생명의 존엄성은 차별이 없을진대, 내 너를 미워서 그랬으랴?

한없는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끝없는 세월의 그 끝이 올때까지
항상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살자꾸나!

보은읍 삼산1구
張永天 올림.
2002-06-23 0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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