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대한 권한 없다
잠시 빌어 쓰고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자연유산
1996-02-03 보은신문
그런데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빼서쓰고 수질개선부담 금만 내면 된다는 당국의 안일한 행정과 업자의 인식때문에 금번 산외면 이식리 일대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연유산을 손상했다. 아직 지하수에 대한 심층적 기초자료는 전국적으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자연상태에서의 지하수 함양정도는 그곳의 지형 지질에 따라 차이가 크다 한다. 한반도 휴전선 이남에서 암반지하수를 최적으로 개발할수 있는 곳으로 관련 학계는 강원도와 경상북도등 깊은 산지와 숲이 많은 일부 지역에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충북도내에만 63%의 무허가 지하수개발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개발하다보면 우선 지하수위가 떨어지고 지층사이의 물이 빠지면서 공간이 흙으로 채워지는데 이는 지반침하현상을 가져와 건물등에 금이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또 지하수를 뽑아쓴 관정의 관리미흡으로 지하수오염을 유발하고 지하수 채수로 고갈사태에 빠져 하천수가 마르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생수공장의 취수관정은 대부부분 1백m가 넘는데 물투수층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깊은 관정일수록 하천수고갈등 피해의 영향범위는 훨씬 넒어지고 지층상태에 따라 다른 지역이 영향을 먼저 받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수업체허가시에는 지층조사후 선구조나 수맥발달등을 검토하고 하루 채수량을 조사후에 허가를 내주고 있는 것이다. 또 허가도 3년기한으로 내주고 환경영향조사를 다시해야 하며 개발사업지의 수질검사를 통과해야 허가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던 산외지역에 식수가 나오지 않고 하천수가 마르는 것은 반드시 지하수 개발업체와 상관이 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인근 초정리의 경우 광천수는 이미 떨어져 탄산가스 함량이 떨어진 지하수에 탄산가스를 인공으로 주입하고 있고 식수가 바닥이 날 정도로 피해는 훨씬 심각하다고 한다. 때문에 지하수개발시에는 주민수리권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물에 대한 권한은 없다. 잠시 빌어쓰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연유산이기 때문에 개발에 우선하기보다는 보존이 전제되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