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산·부지런함·변화의 상징

십이지간중 첫째… 정월보름 쥐불놀이, 불싸움 벌이기도(쥐띠 이야기)

1996-01-13     보은신문
병자년인 올해는 쥐의 해이다. 12지의 첫번째 주인공 쥐는 재빠르고 영특한 동물로 여기고 있다. 쥐는 사람들의 생활주변을 배회하며 사람들을 끊임없이 괴롭혀왔고 또 그 만큼 사람들로 부터 시달림을 받았다. 항상 먹이를 모으는 습성이 있어 부지런함의 대명사로도 통한다. 그런가 하면 이재에 밝으며 왕성한 번식력으로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일컫고 있다. 체구의 외소함과 소리없는 재빠른 움직임, 뒤주를 갉는 상태때문에 쥐는 염치없고 약삭빠른 도둑으로 통하고 있고 쥐꼬리만하다. 쥐뿔도 없는 놈등으로 표현하찮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쥐와 관련된 속담도 다양하다. 고양이 쥐 생각한다. 낮말은 새가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쥐구명에도 볕들날있다. 물에 빠진 새앙쥐 같다는등. 또한 우리의 민가에서는 음력 정월의 처음자(子)가 든 날인 상자일(上子日)을 ‘쥐날’로 정하고 쥐의 폐해를 막기위한 민속을 해왔다. 농가에서는 상자일 밤 쥐불놀이를 해 논밭의 마른풀과 잔디를 태움으로써 쥐와 해충을 제거하고 1년간 액을 멀리 쫓고 무병장수를 빌었다. 요즘도 은력 정월 12월경이면 쥐불놀이 풍경을 볼 수 있다. 마을의 어린이들이 횃불을 만들어놓고 달이 뜨면 논둑과 밭둑을 따라가며 불을 붙이고 깡통에 마른 나무가지를 넣고 불을 붙여 빙빙 돌리면서 논다.

특히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년, 흉년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쳤다. 서양에서도 쥐에 대한 얘기는 많다. 쥐는 페스트 등 인류에게 큰 재앙을 던져주는 동물인 동시에 죽음과 부패, 지하세계 등을 비유하며 쥐를 뜻하는 단어는 비겁자·배신자·스파이 등의 속어로도 쓰이고 있다. 반면 만화영화 ‘미키마우스’에서 보여주듯 새앙쥐(Mouse)는 귀여움·똑똑함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세익스피어는 ‘햄릿’을 통해 귀여운 여인을 이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쥐는 비천하고 겁이 많은 소심함을 의미하고 또 수탈자를 상징한다.

못된자의 입에서는 못된 소리만 나온다는 ‘쥐주둥이에서 상아가 나랴’는 속담이 있다. 담력이 약한 겁장이를 서담(鼠膽)이라 하고 보잘것 없는 재간이나 기술을 서기(鼠技)라고 한다. 이와같이 쥐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병자년을 오행으로 풀어보면 병(丙)은 불(火)이고 자(子)는 물(水)이므로 불과 물이 만난 상극이다. 따라서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극력해지고 시끄러울 가능성이 크다.

또한 물(水)의 해이기 때문에 물이 풍부하여 풍년을 기약할 수 있다. 병자년의 쥐는 구설이 분분해 개인적으로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병자년을 주역의 괘상(卦象)으로 풀면 연운이 대축괘(大蓄掛)이므로 개인적으로 이 점괘가 나오면 크게 돈을 벌게 될 운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