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鄕新聞과 出鄕人

최 현 호(흥덕연구소장, 충청대 겸임교수)

2001-08-04     보은신문
IMF, 심각한 경제난, 실업자의 급증, 만성적 불황, 정부정책의 시행착오, 연·기금의 고갈, 구조조정의 역기능 등 온통 불안하기 짝이없는 불신의 시대다. 좀처럼 믿으려 하질않는다. 믿고 따르면 오히려 손해가 가중된다고 투덜거린다. 불신한다고 해서 별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요, 살기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우리의 삶이 윤택해지고 향기로워지는 것은 더 더욱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불신하며 포기할 수 만은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혼란한 불신의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오직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을 가지고 오직 한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생각하면 할수록 진지하고 엄숙한 명제이다.

아무리 어렵고 혼란하며 믿기 어려운 시대라 할지라고 꼭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기에 나는 기쁘다. 어머니의 품속처럼 그리운, 영원한 나의 고향 보은, 이 고향의 온갖 소식을 전해주는 보은신문이 정겹고 아름답고 다정다감하여 믿을 수 있다. 또 한 탈세 언론사 명부에 올라 있지 않기에 더욱 자랑스럽고 신뢰할 수 있다.

오늘은 한 주일 동안 기다리던 고향신문인 보은신문을 받아보는 즐거운 날이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대다수의 보은 출향인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사람에 대한 사랑을 공통분모로 지녔기에 이것을 더욱 더 상승 시켜주는 보은신문을 통하여 고향소식을 접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행복할 것이다. 복잡한 심사를 접고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으며 고향을 생각할 수 있기에 정말로 좋다.  

청주에서 태어난 아들녀석이 보은신문을 보고는 자신의 뿌리를 짐작하고 "아버지 우리 고향이 보은인가요?" 라는 물음에 "그래, 우리 고향은 보은이여." 라고 대답할 때 왠지 가슴 뿌듯하다.

이처럼 출향인에게 고향을 상기시켜주는 소중한 존재로서 고향신문인 보은신문이 있기에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고 기쁘다. 항상 생각하려하고, 눈감으면 떠오르는 내 고향 보은이지만 타향에서의 정신 없이 바쁜 삶이 가끔은 고향을 잊게도 한다. 그러나 어김없이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오는 보은신문이 나를 영원한 報恩人으로 자리잡게 해주고 있다.

보은신문을 읽는 모든 출향인들의 가슴속엔 고향과 고향사람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깊이 각인되어 報恩人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리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報恩人 이란 同鄕을 공통분모로 하여, 너와 나, 우리와 너희, 내 것과 네 것 등, 모든 것을 분리하고 나누고, 쪼개며 살아왔던, 바로 ‘Ego’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굳게 단결하고 화합하며 깊이 사랑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명예와 이익과 욕망만을 위하여 동분서주하며 아집(我執)과 아욕(我慾)에 사로잡혀 나만을 중심으로 한 이해타산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 우리 모두는 우리가 사랑 받았고,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자랑스런 고향, 보은을 향수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나"라는 (小 )로부터 벗어나 너를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지역사회와 조국과 인류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 모두의 영원한 고향 보은을 위하여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고 기여하며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며 다짐 해보자.
 이 기회에 삶의 무거운 멍에 때문에 그 동안 소홀했을지도 모르는 고향을 지키는 모든 분들과, 각박한 객지 생활 속에서도 無言의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同鄕의 선·후배, 어르신들을 찾아가 뵙자! 그리고 언제나 들어도 기분 좋은 말 "우리는 보은사람이여"라는 따뜻한 말과, 同鄕의 우정으로 좋은 인간관계, 따뜻한 同鄕人 관계를 복원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자.

그 복원된 끈끈한 고향사랑의 마음으로 무엇인가 고향을 위하여 작은 일이라도 도모해 보자! 가슴을 열어놓고 속리산과 삼년산성을, 보청천과 정이품송을 이야기하며 신뢰를 쌓아보자.
 그리고 굳게 단결하자. 단결된 보은인의 힘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다시 한번 내 고향 보은을 지켜주시는 모든 분들과 타향에서 보은을 빛내주시는 모든 報恩人과 영원한 우리의 고향 보은과 바쁜 삶속에서 고향의 모든 것을 서서히 잊어버릴 수밖게 없는 출향인들에게 고향과 그 고향의 아름다운 추억을 상기시키며 가교역을 충실히 수행하는 보은신문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