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랄 해 자 드(Moral Hazard)
제 환 명(탄부면 평각리 새골)
2001-06-30 보은신문
도덕위험 도덕모험이라고 해석하면 잘 이해가 안가 더 알아보니 원래 사고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 난 뒤에는 가입전 보다 사고 예방을 태만이 하게되어 결국 보험회사의 손실이 커질수 있다는 논리의 도덕적 해이 상태를 말하고 있었다. 자주 기사로 인용되니까 자연스레 통용되는 토착 외래어로 자리 잡아 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공공이익에 반한 도덕적 타락들이 끊임없이 벌어져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며 근절되지 않고 지긋지긋하게 우리들을 괴롭히며 식상하게 만드는 일들을 끊지 못하고 있음을 어이하랴. 양심은 무너진지 오래되어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일을 다반사로 겪으며 세상을 한탄하고 있는 판에 이런 현상의 근본을 찾아보자면 우연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도층과 재벌을 비롯한 각계의 기득권 층이 온갖 위선과 속임수로 권세와 재력을 쌓은 다음 인적 울타리와 법제도로 굳건한 인프라를 구축해 놓고 자신들의 이익과 영화를 추구하는데서 비롯되었고 볼 수 있을 께다.
천문학적인 공돈을 먹어도 멀쩡하게 행세하는 고관들, 저희들을 속박하는 법률제정을 기묘한 법리해석으로 기피하는 정치인들, 공명심이라는 명예욕에 탁상기획으로 밀어붙이는 공직자분 들이여 제발 그 시궁창 같은 구린 틀에서 빠져 회개하고 더 이상 물이 안든 선량한 사람까지 도덕해이의 감염을 막을 방안을 찾길 빈다.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최근의 건강보험제도를 보자. 고소득 자영업자와 소위 “사” 자가 붙은 이들이 내는 보험료는 빠듯한 봉급쟁이보다 적게 내며 외제차를 굴리는 이상스런 현상이 일어나도 아무 탈 없이 지나가고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거덜난 경제를 살려보겠다고 난리가 나 있는데 책임져야할 그 자신들을 위한 명퇴자금에 쓰질 않나, 남아 있는 자의 봉급인상과 대주주의 치부에 사용할 돈으로 새나가도 뒤탈이 없는 결과를 어떤 식으로 설명해야 힘없는 우리들이 납득하고 이런 졸필을 써대질 않게 될까?
총체적 부정부패, 무책임정치, 보신주의로 피해를 당한 현재의 몰골을 보며 열심히 살려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납득했다 한들 금방 선량하게 변할리도 없겠지만 오랜동안 응어리가 너무나 깊기 때문에 쉽게 선입관을 지우기에는 어려웠으리라.
윗분들에게 배신감을 수도 없이 맛보다 못해 감염 자로 변한 지금, 잘하면 뭣하나 하고 모두가 눈감고 양심부재의 어두운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휩쓸린 나와 너를 포함 전체 구성원의 시커멓게 멍든 마음을 어쩔 것인가? 배금주의가 목적이 된 황량한 민심은 사람마저 돈으로 환산하는 추악한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는 현실을 자랑스레 자행하고 있지 않나?! 건강하게 커나갈 어린 소녀가 왜 영계라는 단어로 성적 대상이 되고, 공업용으로 사용하라는 소금은 원가가 싸다는 이유 한가지로 식단에 올라 몸 속 암 덩어리 인자를 만들어 몸뚱이와 마음은 문드러질데로 문드러져 만신창이가 되었도다.
남이야 죽던 말던 나만 잘살고 편하고 건강하게 산다하여 온전한 삶을 누릴수 는 없는 것이다. 탈법하고 새치기가 항상 앞서가는 삶을 바라본 세월이 너무나도 길어서 성인 군자라도 양심을 지키며 살기란 몹시도 어려울 지경이리라. 사는 의미를 상실해 가는 백성들의 추악한 꼴을 놔둔다면 기고만장한 기득권층 홀로 잘 살 줄 아는가? 한마디로 “아니올시다” 일 것이다.
힘있는 자 들이여! 진정으로 마음을 비워주길 부탁드린다. 그리고 전 국민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사회 안전 망을 위해 감시를 강화해야만 한다. 도덕 강화 운동을 일으켜야 얼마 남아있지 않은 양심가까지 더럽히지 말고 moral hazrd 현상을 차단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깨어 있자 주민소환제도를 만들어 선출직 공무원들이 국민을 무섭게 여기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자.
고위직일수록 처단을 엄중하게 하도록 모두가 들고 일어서자!. 계좌 추적이건 정치자금이던 검은 돈이 유통되지 않게 무조건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유권자는 지도자들에게 아첨하며 공천을 따는 인사들을 외면해야 한다. 구경꾼으로 말로만 이러쿵저러쿵 비판할게 아니라 주인으로써 확실한 머슴을 선택해 국사를 돌보도록 해야 한다.
탈법하는 사람은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엄정한 틀을 만들어 가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인 경제행위는 돈벌이 목적으로 삼지말고 일을 목적으로 산다는 자세로 변환하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현실을 돌아보자! 기업가는 부도의 망령에 시달리고 교육자는 가르칠 의미를 못 찾으며 농민은 농사 질수록 손해라 아우성이 아닌가?
군인들은 주적이 누구냐며 어리벙벙 하질 않나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각계 구석구석이 썩어 가는 병리 현상을 고칠 특단의 각성이 모든 계층에 파급되어 모랄해자드라는 외래 신조어라도 지워 안그래도 헤아릴 수 없는 새로운 말과 난해한 외래어 광풍에서 한 단어라도 삭제해 보도록 노력을 기울여 보자.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