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24
내 이익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1994-12-10 송진선
그런가 하면 그 꿀을 받아먹은 사람은 자신의 그 사람으로부터 큰 특혜를 입은 것처럼 우쭐해 하며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것이다. 보은지역에 살지 않는 소위 이름 석자만 대면 알 수 있는 출세한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보은에 오면 벌써 그에게 아첨하며 꿀을 받아먹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와 같이 행동을 하면서 나는 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그 사람은 내후원자다. 그 사람은 내 친구라며 내가 그 사람 곁에 있는 것을 과시하면서 적어도 그는 손하나 까딱 않해도 그의 주변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숟가락에 밥까지 얹어주고 아니면 아예 밥을 먹여주는 것과 같은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면서 기회는 이때다 하는 식으로 내가 지금 무엇을 하려고 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하겠다 내지는 어떤 법적 절차가 까다로워 어렵게 되었다. 또는 장사가 안되는데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등 자신의 처한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도움의 정도가 크든 적든 그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도움을 받게 되면 다행이지만 자기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죽일 놈이라고 천하에 몹쓸 사람으로 욕설을 하기 일쑤다. 사람인 이상 먹을 것이 많은 집에 먹을 것을 찾는 사람이 꼬이는 것처럼 이용할 가치가 있을 때 그 사람 앞에서 죽는시늉이라도 내며 대우를 하지만 그 최상의 위치에서 지위가 하락되면 하루아침에 안면을 몰수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을 한다.
이를 두고 비단 보은군민들만의 속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특히 보은군이라는 작은 테두리 속에서 사는 보은 군민들의 남을 이용한 자기이익 추구는 정도가 심하다. 남보다 더 잘살기 위해서, 남보다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서 땀 흘리는 노력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성공 할 수 있고 내가 빛나 보이기 위해서는 극도의 개인적인 이기주의를 내세워 한사람을 밟아버리고도 죄의식조차 없으며 내 발 밑에서 밟힌 사람이 시궁창 속과 같은 곳으로 추락할지라도 나만 돋보이면 된다는 자기편의주의에 빠져있다.
즉, 공동의 이익, 추구보다는 개인의 이익 추구에 더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전체 보은군을 잘살게 또는 전체 보은 군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서도 바로 나 자신만, 내 자식만 편하면 되고 잘살면 그만 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되어 있다.
그런 지방자치제 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전체 보은 군민이라면 추구해야할 것은 내가 돋보이기 위해 남을 밟고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나만 잘되겠다고, 소위 출세한 사람에게 아첨만 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사람도 일으켜 세워 함께 가야하고 나보다 뒤쳐진 사람에게는 에너지는 넣어주거나 요령을 가르쳐줘서 함께 가야 한다.
개인 이기주의나 팽배된 너를 너 나는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나만 잘되겠다고 남을 짓밟고 이기주의로 나가면 상대편의 대응방안도 이기주의로 맞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민간의 불화와 위화감만 조성될 뿐 지역발전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질 않는다.
지방자치라는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그 과업을 잘 실행하려면 지금 당장 개인 이기주의를 버리고 함께하는 삶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동안 잘다 니고 있었던 골목길을 단지 내 땅이라는 이유로 사람이 통행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막아버렸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 사람 땅이니까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사람이 그동안 사용하던 길을 단지 '내 땅'이라는 이유로 막았다는 것이 개인이익만 추구한 것이라는 등 아마 여러 가지로 나뉠 것이다. 하지만 잘 통행하던 골목길을 내 소유라는 이유로 막아버림으로써 그들은 극도의 적대감으로 대치하고 있고 고소와 고발 등으로 얽혀버렸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개인 이기주의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이 사례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개인 이기주의'를 버려야 할 것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보다 더 잘살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