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기념공원 명칭 재고돼야
최 동 철(전 언론인)
2001-04-28 곽주희
보은군이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5개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학기념공원 조성 사업은 동학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근대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며 속리산을 핵으로 하는 테마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비 62억1천만원, 지방비 62억1천만원 등 도합 124억2천만원을 들여 66,000㎡에 기념탑, 주차장, 화장실, 파고라, 쓰레기 수거장, 산책로 등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공원이 조성될 경우 역사적 상징성 제공으로 보은동학의 민주화 기치를 홍보하고 테마 관광코스로 활용되어 관광상품화 될 것으로 보은군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많은 이들도 동학 기념 공원이 ‘충북 땅에서 전개된 동학 농민 전쟁(혁명)을 재조명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다만 이들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은 ‘왜 공원의 이름을 ‘동학 기념 공원’으로 하느냐'는 것이다. 다음은 충북 문화유산 보존회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게시판의 글이다. ‘동학 기념 공원이라 했을 때,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그것은 1860-1905년 동안 존재하던 ‘동학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동학은 오늘날의 천도교와 본질적으로 다르며, 동학과 동학 농민 혁명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우리가 1894년 역사적 대 사건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동학 때문이 아니며, 동학 농민들이 또는 동학을 이용한 혁명 세력들이 낡고 썩은 봉건사회를 깨부수고 외세를 몰아내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기념할 일은 동학이 아니라 동학 농민혁명 그 자체일 뿐이다. 따라서 보은에 조성될 공원 이름은 ‘동학 농민혁명 기념공원’ 등으로 불리어져야 한다.’ 보은군에 확인해 본즉 ‘동학 기념 공원’은 사업명칭일 뿐 아직 공원이름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기 위한 장소의 명명(命名)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초기 주도가 동학에 의한 것이었으나 후에 농민 등 민초들이 대거 가담, 우리나라 최초의 민중 봉기였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동학 기념 공원’ 명칭은 당연히 재고되어야 한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