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있는 농산물을 만들자(4)

1994-11-12     보은신문
4. 새산에서 판매까지 담당할 기관간 운영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기업이미지통일화계획' 개념을 받아들여 시행하고 있는 곳은 없다. 때문에 등록상표를 주(主)로 한 CIP를 보은군에서 실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른 지역보다 먼저 실시하면 아주 유리한 수익 창출고지를 먼저 점령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군정(郡政)은 군민의 의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얼굴 있는 농산물 만들기'는 군민과 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만 있으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위치는 군민이 점하고 있다. '농산물 만들기'가 아무리 농산물 생산자인 농민들에게는 수익과 직접 관련되고, 또 등록상표를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농산물의 품질이 뒤따라 주지 않으면 헛일이지 때문이다.

또한 농산물을 판매할 때는 거둬들인 그대로의 품질에 대한 보상만을 바라야지 소비자들 잠시 속여서 약간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한다면 CIP는 하나마나다. 그리고 기관이 해야할 일 또한 막중하다. 기관이 나서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CIP를 시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기관간운영위원회 조직을 만들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생산관리는 농촌지도소에서 맡고, 수확해서 포장하는 과정의 관리는 농산물검사소의 기술지원을 받아 군에서 담당해야할 것이다. 또한 등록상표와 군수 명의의 품질보증서에 일련번호를 매기는 것 등도 군청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등급별로 나눠어진 농산물이 제 값을 받고 판매되기 위해서는 농협의 힘을써야할 것이다.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몇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모든 역할에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책임감 없이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분야가 한 곳이라도 있으면 유기적인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실패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둘째, 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면 '얼굴 있는 농산물 만들기'만큼은 모든 기관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되도록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기관의 생리인 수동적 태도로 일관하다가는 어느 세월에 실시될지도 모르고, 준비 기간이 길수록 다른 지역의 농산물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다.

즉 기관이 보은 농산물의 소비시장에 대한 선제공격적 방어에 돌격대와 두뇌집단 역할을 해야 하다. 셋째, 군민 모두가 우리 보은을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돌 하나, 풀 한포기의 이미지가 농산물 판매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환경을 되도록 깨끗하게 보전해야 한다. 그리고 보은을 찾아오는 외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외부인들이 느낀 보은의 이미지는 곧바로 농산물 판매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농촌의 국내외적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러한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얼굴 있는 농산물 만들기'는 어쩌면 보은 전체를 살릴 수 있는 선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