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산에 오르는 사람들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을 보호하게 돼
1994-11-12 송진선
혹자는 힘들여 정상에 오르면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무엇하러 힘을 들여가며 등산을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산사람들은 오염되지 않은 무공해 산소를 맘껏 마시며 찬공기가 주는 육체적, 정신적 긴장감도 느끼면서 자연도 배우고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는 산행과 중단 할 수 없는 산행의 즐거움을 답한다.
똑같은 취미로 휴일을 값지게 보내고 있는 보은 산악회 회원들의 이야기다. 어차피 내려와야 할 등산을 좋아하는 산사나이들 33명이 뭉치된 것은 90년 7월이다. 처음에는 15명의 산사람들이 보은산악회를 조직했고 대한 산악회 충북연맹에 가입하면서 정식 산악회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산악회의 출발부터 등산운동을 통해 회원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체력을 증진시켜 건강한 생활 리듬을 영위토록 하고 자연의 섭리를 통한 정신 함양과 건전하고 명랑한 사회기풍을 조성하고 나아가 지역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했던 순수 동호모임인 것이다.
그리고 등산을 하고 등산운동의 보급 장려를 위한 행사를 개최하며 자연보호 활동 및 산악정화 활동을 벌이고 타 산악단체와의 상호교류도 벌인다는 사업계획도 수립했다. 산악회 조직을 능률적으로 이끌기 위해 회장 박대종씨, 부회장 정상기씨, 감사는 이현태씨, 이상하씨, 총무 조윤진씨, 간사 강석지씨를 선임하고 회원들의 등산분과, 안전대책분과, 건전생활분과, 총무분과위원회로 나눠 산행 시작부터 산행 중, 산행 완료까지 산행의 전반을 책임지워줘 능률화를 꾀하고 있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같은 산을 1백번 이상 다녀도 매번 다른 느낌을 느끼게 된다는 이들은 그 느낌을 다시 또 느끼기 위해 이들은 매달 셋째주 일요일만 되면 배낭을 꾸리고, 분기별로 한번씩은 1박2일 코스로 장거리 산행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국, 도립공원은 거의 등반을 했고 산행을 하면서 여러 각도로 산의 모습을 앵글에 담아와 산의 갖가지 표정을 읽어보고 기억을 되살려 보기도 한다.
박대종 회장은 "보은산악회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단순한 동호모임이며 자연을 좋아하고 또 자연의 순수성을 느끼기 위해 산행을 하고 또 등산을 하다보면 나뭇가지를 꺾거나 나무를 캐는 등 자연을 훼손시키는 일이 많은데 산을 좋아하는 우리들만이라도 자연을 보호하자는 아주 기본적인 마음에서 자연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은산악회를 소개했다.
또한 이 자연은 우리 세대만 보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시 빌려 자연을 향유한 다음 후세대에 물려줘야 하므로 최대한 원시 상태로 잘 보존된 자연을 가꾸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자연보호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래서 전국의 산을 등반하며 자연보호 팻말을 곳곳에 설치했고 회원들도 담배를 피웠을 경우 등산로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주머니에 넣어서 가져오는 원칙을 세워 꼭 지키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줍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이 당연함을 회원들은 실행하고 있다.
이렇게 같은 취미 같은 생각은 갖고 활동하고 있는 보은산악회는 회원가입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회원으로 이름만 등록해 놓고 어떤 행사 때만 에는 얼굴을 내밀고 정작 산행을 있을 때는 불참하는 경우가 생길 수 도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단합과 소속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신규회원은 엄선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보은산악회 가입한 회원들이 회원간의 정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산행을 할 때는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산행 전에 각종 안전수칙을 인지시키고 개별산행보는 그룹산행을 유도해 만약에 대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만약을 대비해 공동장비인 보조자일과 구급약, 무전기 등을 준비해 안전산행을 최우선으로 꼽고 산 위에서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기방이변에 대비하기 위해 등산화는 물론 여분의 의류도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
겨울산행 코스로는 적설량이 많고 능선이 좋은 덕유산이나 허리까지 눈이 쌓이는 소백산도 좋고 10만여평이 온통 억새풀밭인 영남의 알프스 가지산, 재야산, 천황산도 일품이라고 귀뜸하는 보은산악회 회원들.
자연보호 활동은 기본이고 앞으로는 사진 전시회도 벌이고 등산과 관련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는 이들은 아직 떠나지 않은 11월의 정기산행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등산을 준비하고 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셋째주 일요일에는 산을 좋아하는 산사람들 33명이 배낭을 꾸려 국토순례의 장정에 오를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만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