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있는 농산물을 만들자
1994-10-22 보은신문
지방재정자립도가 채 13%도 되지 않은 보은군으로서는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할 목표가 무엇인지는 자명한다. 이에 본보에서는 군 전체의 수익 증대를 위해 '얼굴 있는 농산물을 만들자'라는 제목하에 기획기사를 싣는다. 기획기사 중 마지막 회에는 관계자들이 모여 구체적인 방안을 토론하는 촤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 기획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편집자주>
1. 외지판매 실적과 상표 부착에 따른 차이점
'잘 파는게 반(半)농사'라는 말이 있다. 평생 농산물을 생산해온 농민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아무리 농사를 잘 지었어도 제값에 팔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해 동안 보은군에서 생산해내는 농산물은 쌀 2만6천여톤, 채소류 1만9천여톤, 특용작물 5백여톤, 과실류 5천여톤(92년)이고 가축사육 두수는 한우 1만2천여마리, 젖소 1만5천여마리, 돼지 8천7백여마리(92년 군통계 기준)등이다.
이 가운데 군외 지역으로 판매하는 양은 농협의 경우 올해 3/4분기 기준 곡류 6백6십여톤, 채소류 3천5백여톤, 특용작물 1천6백여톤, 과실류 2천2백여톤, 축산물 7백여톤이다. 9월말까지의 총판매액은 1백8십여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농협관계자는 군내 농축산물의 총판매액 중에서 농협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연말까지 판매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농협판매 사업은 전년대비 1백50%의 성장률을 기록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군청에서 '내고향 농산물 팔아주기' 추진 실적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의 판매액은 1백2십여억원(농협관계 판매액 일부 포함)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적지 않은 양을 농수산물 시장이나 재래시장 등을 통해 작목반별 혹은 개인별로 판매하고 있다.
농축산물 판매 관계자들은 생산자인 농민들이 자체소비하는 농축산물 양은 생산량 전체의 20%에도 미치치 못하고 나머지 80%는 판매를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판매는 '반(半)농사'가 아닌, 농가소득을 좌우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역별이나 개인별로 좀더 높은 가격에 더 많은 양을 판매하기 위해 다른 농산물과 차별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국가기관인 농산물검사소에서 인정해주는 '품질인증' 표를 부착하는 방법과 '표준규격품'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
김두수씨(45. 내속 상판)의 경우 품질인증을 받기 전의 취나물 가격과 받은 후의 가격은 1백g당 2백원의 차이가 난 것을 알려졌다. 또 삼승면 원남리에서 출하되는 사과는 표준규격품으로 인정받은 후 15Kg당 5천원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검사소에서 실시하는 '품질인증'과 '표준규격품'이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인정받기가 쉽지 안은 반면 군 등록상표는 그렇지 않다. 군 등록상표는 6백7여만원을 투입, 개발해 오래 5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사용신청을 하는 단체나 농가가 없어 군에서 영지, 취나물, 곶감, 고구마, 오이 등 5개 품목에 상표와 박스지원을 해주었다.
군으로부터 등록상표 지원을 받은 농협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탄부면 고구마 작목반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등록상표를 부착해 판매한 결과 전보다 1Kg당 1천원을 더 밭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부농협 관계자는 "등록상표를 부착해 판매를 하니까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가격이 향상되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 마로면 세중리에서 생산된 곶감을 등록상표를 부착해 판매한 농협관계자는 "생산자인 농민들이 호평을 할 뿐만 아니라 상인들의 호응도 좋아 가격을 올려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군청에서 '품질보증서'를 부착해 농축산물을 파는 방법도 있다. 경북 영양의 경우는 농산물검사소의 품질인증이 실행되기 전까지는 군청에서 군수명의의 품질보증서를 고추박스에 부착해 높은 가격에 판매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북 순창은 95년에 조성될 민속마을에 상설전시장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유명한 순창고추장에 군수 명의의 품질보증서를 부착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순창군관계자는 밝혔다. 또 농협 전남도지회는 올해 가을부터 가을쌀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전남 농산물을 상징하는 '풍광수토(風光水土)쌀'로 브랜드화 전국시장을 겨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