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22
모든 일에서 나만은 예외
1994-10-08 보은신문
교통법규나 불법주정차, 기초질서 등을 단속 계도하는 경찰 일반 행정공무원들이 겪는 한 사례이다. 시내 권에 불법주정차 되어 있는 차량을 단속하게 되었는데 적어도 그 거리에서 불법주정차 되어있는 차량들은 똑같이 적용 스티커를 발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차량의 스티커를 붙여놓고 돌아서는데 모인사가 쫓아 나와 언성을 높이더라는 것. 얘기인 즉, 왜 자기 차량에 스티커를 붙여 놓았나며 적어도 자기와 같은 인사의 차량 번호는 공무원들이 기본적으로 알아 놓고 설사 불법주정차를 했더라도 스티커 발부에서는 제외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또 도로변에서 교통단속을 하다보면 번연히 교통경찰이 있는 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과속으로 운행한다는 것. 부득이 외지 차량들 때문에 잠시 길 옆에 서 있도록 하다가 보내주는데 이럴 때 "알만한 사람이 단속을 하기 이저에 먼저 알아서 법규를 지켜주고 모범을 보여주면 서로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계 공무원들의 통상적인 푸념이다.
분명 법규를 위반함을 알면서도 자향하는 것은 내가 지역의 인사입네, 나는 지역에서 할만큼 하니까 나 정도는 인정하고 알아 주어야 한다는 얘기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좁은 지역에서 자칭타칭 유지급이고 지역인사인데 누구는 예외고 누구는 법 적용에서 힘 없는 민초로 남겨지겠는가.
위와 같은 얘기는 빈축하여 웃어 넘기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적어도 마음 속에서나마 그러한 생각을 갖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럴 때 단속공무원의 고충이 있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역에서 공무원을 하다보니 대부분 고향의 선후배, 동창이거나 공직생활을 하다보니 거개가 아는 인연일텐데 똑같이 적용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을 게다. 공적으로는 적법하고 공정하게 업무처리를 하였음에도 개인적으로는 척을 지게되고 감정을 사는 결과를 낳게되니 지역 공무원의 공무수행이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위와 같은 것은 한 사례에 불과하지만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 개인의 사회적 법적 위치를 내세워 공적으로 인정 해주기를 바라거나 그러한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은 권위주의의 파행된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지역화합을 저해하는 큰 걸림돌로 작용된다.
물론 지역의 인사나 유지급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부 몰지각한 인사의 소행이지만 이와 같이 나만은 예외 나를 알아달라는 의식을 앞세울 때 계층간의 위화감이나 불신이 퍼져 지역화합과 발전을 저해할 수 밖에 없다.
교통법규나 기초질서 등 작은 준법질서를 지키는 것에서부터 예외를 고집하기보다는 모범을 보여 보다 화합하고 질서있고 건강한 보은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