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20

나만에서 지역공동체 의식 필요

1994-09-10     송진선
얼마 전부터 지역이기주의니 냄비현상이 하는 신조어의 사용이 부쩍 늘어났다. 무조건 반대이며 타협이란 것이 없는 지역 이기주의는 지역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해당 주민들이 의사표시를 할 때에는 예외 없이 이 용어가 등장한다.

이미 보은군은 92년 지역 이기주의 즉 NIMBY (NOT IN MY BACK YARD의 머리 글자만으로 이뤄진 합성어, 내 뒤뜰에는 안 된다) 홍역을 톡톡히 치른 경험이 있다. 보은읍 용암리에 쓰레기 매립장을 건설하는데 주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갈 곳이 없었던 쓰레기를 용암 주민들은 철저히 환경오염 방지시설 설치와 마을에 복지시설 지원을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이 사례는 지역이기 주의를 극복한 모범 케이스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된 바 있고 바로 그 곳이 선진지로 손꼽혀 지금도 전국에서 견학을 올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지역 이기주의 홍역을 또 한번 치르고 있다.

외속리면 불목리에 대규모 양돈장이 설치된다고 해서 마로면 이장단들이 군수와의 면다을 요구하고 급기야 군의회 의원이 군정질의까지 했다. 마로면 수문리와 경계지역인 외속리면 불목리에 대규모 양돈장이 들어서면 파리가 생기고 냄새가 나고 물이 오염된다면 마로면에서는 사람 살기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 동네 구석구석까지 방역 한번 더하고 분비물 처리를 깨끗이 하게하는 등의 요구가 무조건 설치 반대를 요구하는 집단행동보다 더 합리적인 방법이다. 외속리면 불목리의 양돈장 건립을 마로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논리로 볼 때 한우 및 낙농, 작목반까지 조성, 집단 가축사육촌으로 바뀌고 있는 마로면 내 각종 가축사육시설을 옥하군 청산면 주민들은 철거를 주장해야 한다.

자기의 이익만 나만 편하면 된다는 지역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또 있다. 내속리면 삼가지구 개발을 놓고 내속리면 삼가리 권역 주민들은 생존권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개발을 주장했고 반대로 외속리면 주민들은 환경오염을 들어 불가(不可)입장을 내세워 첨예하게 대립을 했다.

무조건 양보와 타협 없이 지역이 발전되는 것이든 아니든 사안별로 냉정히 검토하지 않는다. 해당 지역에 야간의 오염이 될 수 도 있으나 크게 봐서는 바로 보은군을 위하는 것이고 보은지역 주민들을 위하는 것이라면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그와 같은 시설이 들어오되 오염수가 절대 누출되지 않고 보다 많은 혜택이 지역에 돌아가도록 해당 주민들이 협조자가 되고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오해의 소지, 의심의 소리 내지는 주민들이 불안해하던 점이 해소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대처하는 것이 개발을 발전을 이끌어 내면서 진정으로 마을 환경보호를 위하는 길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보은군 주민들이 지역 이기주의를 내세워 삼가지구 개발을 반대하고 불목리 양돈장 건립을 반대한다면 환경(생태계)이 파괴되는 고속도로 건설은 더욱 안 되는 것이고 우리가 먹는 농작물이 해충에 무차별적으로 짐식당한다 해도 각종 농약은 절대 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농작물에 농약을 여전히 치고있고 고속도로 개설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삼가저수지가 오염이 덜 되고, 서원계곡이 오염이 덜되고, 불목리가 오염이 될 되고, 마로면이 오염이 덜 되도록 행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과 사업을 추진하는 당사자, 각 사업현장을 지역주민들이 감시자가 되어 주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오염수를 배출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대에는 강력하게 항의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그런 지역 이기주의 정신이 필요하다.

인구 10만명에서 5만명으로 감소하고 점점 쇠퇴하고 있는 보은군 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부르짖는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진정으로 보은지역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지역이기주의이다.

지역이기주의는 보은을 살리는데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내 고장학교 보내기 운동도 그것이고, 전문대 유치 운동도 그것이고, 중부내륙 고속도로 건설도 그것이요, 속리산 및 삼가지구 개발도 그것이다.

적어도 우리 손으로 우리살림을 이끌어가야 하는 지방자치시대에 군 재정자립도를 놓이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자기만을 위한 지역이기 주의가 전 군민들에게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자, 감시자가 되어 주민의식으로 우리 지역에 필요한 진정한 지역이기주의로의 승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