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농협주부대학 연습 열중

제1회 충북농악경연대회 군대표

1994-09-03     보은신문
자정이 다되가는 법주초등학교(내속 상판) 운동장에선 "우리 땅엔 우리농산물, 신토불이 신토불이"를 외쳐대는 낭랑한 목소리가 전통농악가락과 어우려져 어둠을 깨우고 있다. 이 소리는 오는 9월 14일 옥천에 펼쳐지는 제1회 충북농악 경연대회에 군대료로 참가하는 속리산농협 주부대학동창생(회장 김은숙)들의 농악팀이 대회를 앞두고 맹연습을 하는 농악소리이다.

속리산농협 주부대학농악팀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농업에서 종사 낮에는 밭에 나가 고추도 따고 담배도 조리해야 하는 고달픈 농사일을 해야해 저녁엔 그저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밤 8시면 어김없이 법주초등학교에서 모여 자정이 되는 시간까지 농악놀이를 맹연습하고 있다.

장고나 괭가리, 북의 가락도 맞추어야 하고, 가락에 맞춰 발도 구르고 어깨짓도 하며 달팽이와 원을 그리고, 또 어눌한 고개짓이지만 상모도 돌려가며 운동장을 돌다보면 어느새 몸은 땀으로 목욕을 한다.

하지만 군을 대표해서 농악놀이 경연대회에 참가한다는 책임감과 뿌듯한 즐거움에 어깨짓이나 발놀림이 가볍다. 처음 속리산농협 주부대학에서 취미교실로 농악교실을 열었는데 37명의 졸업생들로 농악팀을 구성 지난해와 올해 속리축전의 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해 올해 대상을 받은 것이 이번에 군대표로 도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충북예술제에 수차례 지도교사로 출전한 경력이 있는 강만호 선생님(55. 옥천 신진국교 교사)의 지도와 김은숙 회장(48. 내속 삼가)과 연용덕 속리산농협부녀부장의 열성으로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하는 연습이지만 단지, 전문가들의 경연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입이나 유명 심사위원을 초청지도를 받는 등 전문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 안타깝고 예산부족으로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여력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회원들은 서로 단합하고 협조하는 속에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대회에 임한다는 각오로 밤을 밝히고 있어 지켜보는 이들까지 숙연하게 한다. 내속리면 갈목리 삼가리 만수리 등 법주초등학교에서 장거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순회 봉고버스를 타고 법주초등학교에 서로 나이도 잊은 채 한마음이 되고 가락도 한가락이 된다.

일반 농악놀이지만 전통가락을 고수하며 지역특성을 살려 팔상전은 법주사에서 빌고 여승, 양반, 기생, 마당쇠, 대추장사 등을 출연시키는 이들 속리산농협 주부대학 농악팀의 지금 같은 열성과 실력이라면 좋은 성적은 문제없을 것이라는 것이 지도교사와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간에 모아진 의견이다.

곽동국 군수, 박홍식 군의회의장 김원식 농협군지부장 등 기관장과 주민들의 성원과 협조 속에 오늘 늦여름 밤하늘에 농악가락의 수를 놓고 있는 농악팀의 몸동작이 흥겹다.

또한 대회가 끝난 후에도 각종 경로잔치나 대회에 찬조출연하거나 봉사활동으로 기금을 마련 소년소녀가장이나 불우노인을 돕고 싶은 것이 이들의 바램이고 김회장은 "주민들의 위로와 격려를 보답하는 뜻에서도 최선을 다해 연습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어 이들 속리산농협 주부대학 농악팀에 힘찬 박수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