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 한국 이해 도움 돼
이현미 학생 소감문 통해 나타나
1994-08-20 보은신문
이들은 소감을 통해 그들이 일본 학생들을 가정에 초청 5일간 동고 동락 통해 얼마만큼 한국문화를 재발견했는지를 한 학생의 소감문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첫째날>
환영식을 끝내고 신라식당을 향해 버스를 탄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이유는 홈스테이를 하는 아이들 중에서 내 짝인 우에치메미가 제일 수줍음이 많다고 해서이다. 말도 안 통하는데 수줍음까지 있으니 어떻게 접대할 것인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는 최대한으로 말을 많이 시켰다. 오늘 홈스테이를 하면서 한 가지 이상했던 점이 있었다.
일본이라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에서 온 아이라서 서먹서먹할 줄만 알았던 나는 생각이 빗나갔다는 점이다. 처음 같이 지낸 날인데 나는 오랜 친구처럼 편하게 느껴진다.
<둘째날>
앨범을 보며 가족 소개도 해주고 쇼핑을 다니며 사진도 꽤 찍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통역관이 왔다갔다고 한다.
꼭,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오후 2시쯤에 아버지께서 속리산을 데려다 주었다. 호텔을 보나 '내가 묵었던 곳'이라며 반가워했다. 법주사로 들어가자 우에치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을 찍으며 신비스러워 했다.
어제는 우에치상이 알고 싶어하던 우리 고장의 역사, 풍습 등을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오늘은 속리산에서 많은 것을 알려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꽤 뿌듯했다.
<셋째날>
언어 소통이 불가능해 불편한 줄만 알았는데 행동, 영어 등을 이용하여 크게 불편한 것을 못느꼈다. 오늘 만수리라는 곳을 가서 물놀이도 하고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짝 에미는 처음에는 말이 없어서 걱정스러웠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좋았다. 피곤하고 잠이 오는데 내짝 에미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힘들었다. 졸린 눈을 부비며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넷째날>
일정표에 속리산에 가는 것을 깜박 잊고 엊그저께 에미와 함께 아버지 차로 속리산에 갔었는데 속리산이 두 번째 날이라서 흥미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설명을 다시 한번 들음으로 해서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속리산이 에미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전에는 거의 말이 없이 빙그레 웃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말도 꽤 하고 소리내어 웃는 모습을 보아서 기분이 좋았다. 저녁 시간에 고 3언니가 작별노래를 부를 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우리 모두 울고 있는데 내짝 우에치 에미만 울지 않았다. '역시 내짝은 당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잠시후 우리 모두가 다 울고 난 뒤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았다. 후 정말 헤어지기 싫고 더 잘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현미(보은 삼산, 보은여자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