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⑫

칭찬하는 버릇 키우자

1994-06-18     송진선
얼마 전 정부 차관급 인사에서 보은군 출신 조경근 변호사가 정무제1장관 보좌관에 임명 여론의 스포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보은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놓고 크게 반기는 기색도 없었고 그저 저 잘나서 그렇게 출세했나 보다 하는 반응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영동군 출신인 이동호씨가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했을 때는 우리의 상황과는 전혀 다를 정도로 지역사회 전체가 술렁거렸다.

프랭카드까지 내걸어 영동에서 인물이 났음을 환호했고 선·후배 지역 주민들은 모두 내일인 양 기뻐하며 그의 인간됨을 칭찬하고 포부, 스타일 등 사람들이 모였다. 하면 그 사람 얘기를 해 한동안 화제거리가 되었다. 보은과 비교되는 이러한 사실을 놓고 볼 때 참 슬픈 일이다.

주민 성향 자체의 차이는 있겠으나 보은 사람들은 남을 헐뜯으면 헐뜯었지 칭찬하는 예가 드물다. 그래놓고 정작 자신이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는 자기가 그렇게 헐뜯었던 바로 그 사람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있는 사람이 보은 사람이다.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해 잘 크고 있는 사람을 시기해서 헤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추락시키는 사람도 보은사람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내 주위에 사회적으로 나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고 경제적으로 더 풍부한 생활을 하고 있는 A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을 두고 느끼는 감정은 그 사람보다 못 하는 패배인식에 사로잡힐 수도 있고, 열등감으로 인해 시기할 수 도 있고,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해 주는 등 다양한 유형의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위에서 짚어놓은 세 가지 유형이 한 사람을 놓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때 A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열등감으로 인한 시기심을 받고 종당에는 그를 헐뜯게 된다, 남이 잘 되는 꼴(?)을 못보고 크는 사람을 못 크게 싹을 자르는 것이다. 이렇게 평가는 유형이 많기 때문에 한편으로 생각해 본다면 경쟁심을 조장, 사회발전을 가져온다고 볼 수 있으나 여기서의 경쟁심은 선의의 경쟁이 아닌 악의의 경쟁이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사회발전이라는 목표에는 도달할 수 있겠으나 그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사실상 정당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 온갖 권모술수와 아첨 등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또한 내가 A라는 사람과 똑같은 위치에 서기 위한 그 과정에서 나는 A라는 사람을 헐뜯게 마련이고 A에게는 치명상을 안겨줄 수 있다.

문제는 나뿐이 아닌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바로 이렇게 사람을 평가하는데 있다. 보은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때 성사시키지 못하고 불발로 끝났을 경우 고생했다는 격려보다는 질책이 우선하고 있다. 더구나 중요 사안을 어렵게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칭찬하는데는 인색하고 오히려 욕을 하고 있어, 그동안 보은의 현안사업을 해결하는데 총대(?)를 맸던 열 손가락 안에 든 사람들은 않은 시기를 샀다.

남이 잘 되는 꼴(?)을 못보고 잘 크는 사람은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헤어나지 못하도록 수렁 속에 빠뜨린다는 보은 사람에 대한 평가 때문일 것이다. 이쯤에서 남을 헐뜯는 행동은 삼가고 비록 시행착오를 겪는 한이 있더라도 칭찬하는 버릇을 키워야 한다.

왜냐하면 칭찬은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밝게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화합을 이루고 나아가 지역발전까지 가져 올 수 있는 최대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모두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칭찬할 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