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④

노상적치물 줄이기 앞장서야

1994-04-09     보은신문
시장을 보기 위해 화랑시장 채소골목을 들어서면 몸을 부딪치며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이다. 도로 폭이 5m정도 되는 골목길이 상가에서 내놓은 진열상품들로 온통 점유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햇빛가리개용으로 쳐놓은 천막이 낮게 드리워져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더 크다. 시장이야 천천히 구경하고 물건을 고르면 된다지만 그야말로 과대 노점들이 늘 상 도로를 점유하고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이 같이 밀집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늦어져 그 결과를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시장입구에 세워진 안내 간판이 무색할 정도의 화랑시장 채소골목, 소방훈련이라도 미리 예고된 날이면 어느 정도 정비가 되고 있지만 사실 화재는 예고 없이 발생되는 것인 만큼 사전예방이 더 중요하다.

또한 주차장-평화약국, 중앙4거리-동다리 구간도 마찬가지다. 상가에서 내 놓은 진열물건이나 입간판, 쓰레기통 등등으로 인도를 점유하고 있어 보행자들이 이를 피해 차도로 걷다보니 사고위험이 많다. 종합시장도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까지 진열한 상품들로 소형차량 진입도 어려운 실정인데 대형 소방차는 더욱 진입이 곤란하다.

여기에 덧붙여 장날의 경우는 노점상들에게 합세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농산물시장(구 향군회관 부지)을 조성하고 심지어 중앙4거리-동다리간의 차량 일방통행론까지 들고 나올 정도로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군내 농민들이나 외지상인들이 농산물시장 이용을 기피하고 일방통행론은 여러 가지 여건에 밀려 시행이 어렵다고 한다.

결국 농산물 유통센터를 건립하는 것으로 노점상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보은관광 호텔 뒤편이나 양우당-일흥식당까지 노점상인들의 잠정 허용구역으로 지정해 놓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복잡한 도로사정의 해결책은 되지 않는 듯 싶다. 이러다 보니 군청, 읍사무소 공무원들은 장날이나 매월1·11·21일을 노상적치물, 노점상 불법광고물 등을 단속 계도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나 단속만큼 관련 주민들의 의식개선은 실효를 거두고 못하고 있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도시계획상 인·차도구분이 없는 좁은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노상적치물, 노점상, 불법광고물들로 도로가 점유 당해 보행 권을 잃고 차도가 좁아지는 불편을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 기존의 좁은 도로지만 지금처럼 더 좁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넓게 이용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관련주민 하나하나가 노상적치물을 줄여 나가는 속에서 좁은 길도 넓어질 것이고 노점상들이 판매할 제자리를 찾아갈 때 좁은 도로지만 넓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시장상가 주민 각자 그리고 시장상가 번영회가 주축이 되어 노상적치물을 치워 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길을 넓히는 첫 발걸음은 점포 앞의 물건 상자 하나를 들여놓는데서 시작되는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