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희생자의 고통

일제 징용 당했던 서봉구옹의 외로운 투병생활

1994-03-19     보은신문
태평양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시달려온 외속리면 하개리 서봉구옹(71. 본보 78호 인물소개)이 옥천 성모병원에 입원(111호실), 병구완해 주는 사람 없이 혼자 투병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동지회 회원으로, 그동안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혼자 외롭게 살아온 서봉구옹은 일제의 잔학성 등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92년에는 일본인 변호사들과 함께 태평양전쟁의 진상규명과 함께 일본으로부터의 사죄를 받아내고, 명예회복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지방법원에서 증인으로서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서봉구옹이 입원하자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열 여덟 살 되던 해 제2차 세계대전에 강제 징병을 당해 굶주림 속에서 힘든 노역과 죽음과도 같은 전쟁을 치른 서봉구옹은 해방 후 고국에 돌아왔으나 몸이 쇠할 대로 쇠해 약을 밥먹듯이 할 정도로 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후유증 때문에 결혼을 했어도 슬하에 자식이 없어 5년 전 부인이 먼저 세상을 뜬 후에는 의지할 데 없이 혼자 생활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