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우리 것을 지키고 사랑하자 ⑥

전통문화, 한국적 정서를 지켜야

1994-02-26     보은신문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은 무엇이고 본관은 어디이며. 어느 조상의 몇 대 손이냐 등등의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아주 본질적인 것이지만 나를 나이게 하는 뿌리이며, 마찬가지로 한국을 한국이게 하는 것은 경제력이나 국방력이 아닌 우리의 고유의 정신문화 것이다. 더구나 보통 어떤 사람들을 볼 때 그의 행동거지만을 보고도 어떤 집의 자식이겠구나.

어느 정도의 가정교육을 받았구나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듯이 색동, 태극, 한복 등을 보고서도 '한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몸을 치마 저고리를 입은 한국인이면서, 정신은 무조건 외국 것을 쫓아 흑인의 머리모양을 하거나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잇는 것은 사실이다.

나라를 구성하는 기본인 가정도 그 가정 나름대로의 문화가 있다. 그리고 각 가정 나름대로의 문화는 큰 차이 없이 유사하게 몇 백년을 이어오고 있고 그러한 풍습이 바로 오늘날 우리를 한국인이게 하는 것이며 다른 나라와 구별되게 하는 가치 척도를 차리 하고 있는 것이다. 효(孝)가 그것이고 인(仁)사상이 그것이고 경로(敬老)사상이 그것이다.

이러한 것은 한국인이라면 사람된 도리로서 최고로 치는 것이고 이러한 사상이 별탈 없이 누구에게나 지켜질 때 밝은 사회가 조성된다. 그러나 서구 문화의 무분별한 유임으로 인해 이러한 풍습 즉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지켜오던 것, 아니 우리의 일상 속에 배어있어 자연스럽게 이어져오던 정신문화는 마치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인 양 격하되고 또 품위 있는 생활을 유지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양 취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외국 것은 발전된 것이므로 우리 것을 고수하는 것은 후퇴하는 것이라고 까지 말할 정도이다, 이러한 것은 모방심리가 강한 청소년 특히 사춘기의 십대들에게 자주 나타나고 있다. 전통 대 서구문화가 대립하고 있을 대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그들은 쉽게 서구문화를 선택하게 된다.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 심지어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 어른에게 상스런 말을 사용하며 말대꾸하는 일 등등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는 한국적인 정서가 배제된 때문이고 외풍을 막아줄 수 있는 문화를 가정에서부터 튼튼하게 형성하지 못한 때문이다.

일본을 몇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지구촌시대…더욱이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빗장을 연 개방화 시대에 무조건 서구문화를 배경 하거나 문화 쇄국주의를 내세우기 보다 외국문화와 겨뤄 이들을 이길 수 있는 한국문화, 한국인의 정서를 튼튼하게 뿌리내리도록 해야한다. 우리 풍속을 지키면서 외국의 문화를 수용, 우리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뿌리는 늘 가정이라는데 있는 만큼 가정에서 가장 공고하게 풍속을 지킬 때 비로소 한국인으로 바로 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