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게이트볼 협회를 가다

짧은 연륜…우수한 실력자랑

1994-02-05     송진선
볼에 부딪히는 바람이 맵고 장갑을 낀 손도 호호 불어야 하는 이 겨울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위를 녹이며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이 있다. 주름진 얼굴, 희끗희끗한 머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며 아랫목을 지키고 있을 듯 싶지만 게이트볼 경기에 매료되어 운동을 하며 노인성 질환을 적극적으로 물리치고 있는 것이다.

3대가 같이 즐길 수 있고 부부끼리도 즐길 수 있는 운동경기라 건강증진은 물론 가족 간의 화목한 정도 돈독히 쌓을 수 있는데는 게이트볼이 최고라고 자랑하고 있다 우리에게 조금 낯선 게이트볼은 37년 일본에서 유럽의 왕실과 귀족들간에 성행했던 크로켓 경기와 골프, 당구에서 힌트를 얻어 고안해 보급한 레저 스포츠로서 남녀노소 누구 나가 즐길 수 있는 대중 오락경기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작은 경기장에서도 가능하며, 용구가 간편하고 남녀노소가 다같이 참가해 즐길 수 있는 데다 경기내용이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심신을 다지고 화목과 협동심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노인들의 여가선용과 건강증진에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판단해 대한 노인회 중앙회에서 게이트볼을 보급, 보은에서는 타 지역보다 늦은 지난 90년 4월27일 충북 게이트볼 연합회 보은군지회를 결성해 회원 25명으로 처음 출발하게 되었다.

1대 김만철 회장, 2대 서광택 회장, 3대는 현 회장인 배동연씨가 맡아 짧은 기간동안 많은 회원 확보와 우수한 실력을 쌓아 각 면에도 팀을 구성, 보은읍만 해도 협회 신하에 아미팀, 장신팀이 있고, 내속리팀, 외속리팀, 마로팀까지 총 1백여명의 게이트볼 회원들이다. 회원들의 30%이상이 70대 노인이고 대부분 60세 이상이지만 현재 게이트볼 인구는 30∼40대 주부들도 조를 구성해 경기를 가질 정도로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각 팀마다 구장과 장비를 가지며 실력을 다지고 있다.

협회 회원들은 매일 아침6시부터 8시까지, 오후2시부터 4시까지 2차례씩 경기를 갖고 잇는데 게이트볼을 하다보면 경기에 빠져 시간가는 것을 잊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놓치기 일쑤이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경기를 할 때도 있어 어떤 때는 하루종일 게이트볼 구장에서 지내기도 한다고. 그리고 회원간의 친목도모는 물론 경기력 향상을 위해 팀간 친선경기를 자주 갖고 있다.

협회 회원들은 "게이트볼을 하다보면 만보 이상을 걷게되어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통일이 잘돼 두뇌회전이 빨라지며 나이 많은 사람이 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운동"이라면서 "지금 70세가 넘은 나이이지만 백미터 달리기 시합도 자신 있다"고 노익장을 과시. 게이트볼은 각각 5명으로 구성된 2개 팀이 타격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팀대항 경기로서, 스틱으로 지정된 각자의 볼을 쳐서 경기장내에 설치된 3개의 문을 통과시킨 후 마지막으로 중앙에 세워진 골폴을 맞히는 경기이다.

경기시간은 30분으로 각 선수가 얻은 점수를 합산해 팀의 승패를 가리게 되는 것. 따라서 각종 대회출전시에는 가장 잘하는 서수를 선발해 출전하게 되는데 각종 대회 때 출전하는 우수선수로는 김응복 도 교육위원 김석환씨(68. 보은 교사) 김종범씨(72. 보은 삼산) 박홍상씨(70. 보은 삼산) 최용철씨(72. 보은 삼산) 등인데 이들은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여러번 입상, 단기간에 선두그룹 대열에 오르게 되었다.

91년부터 대회에 출전해 제2회 조지사기 쟁탈 남자부 우승, 제2회 전국 노인 게이트볼 대회3위, 92년에는 충주 MBC사장 배경로 게이트볼 경기 3위, 올해는 충북 게이트볼 연합회장기 쟁탈 남자부 우승과 여자부 3위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제5회 회장기 노인 게이트볼 전국대회 4위, 제3회 생활체육 게이트볼 도 대회우승 등 화려한 수상실적을 갖고 있다.

더구나 전국대회의 심판을 볼 수 있는 2급 자격증 소지자가 김석환, 서병기, 최용철씨로 3명이나 되고, 3급 소지자도 김수옥, 구철회, 이성희, 이원구, 박한동, 최영식씨로 6명이나 될 정도이다. 따라서 회원들은 타군에 비해 여건이 가장 열악한데도 회원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갖고 응원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며 자랑스러워한다. 매달 월례회 때마다 1만원씩의 회비를 거두지만 운영비가 부족해 경기 출전 때만 되면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천의 경우 청년회의소가 게이트볼 협회와 결연을 맺어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에 비해 보은은 아직 후원자 하나 없어 대회 때만 되며 출전비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회원들은 "우리 보은군에도 후원회가 조직되거나 군에서 임의단체 보조 형식으로 출전비만이라도 예산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말한다.

게이트볼을 하기 전에는 추운 겨울에 방에서만 웅크리고 있어 건강이 안 좋았으나, 요즘은 찬 기운으로 몸이 오싹한 새벽에도 게이트볼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생활, 즐거운 생활을 보낸다는 보은의 노인들 그들에게 게이트볼은 삶의 활력소로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