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관광주 제조된다

진한 솔향기, 녹아내리는 맛 일품인 송로주

1993-12-28     보은신문
군내에서는 처음으로 신형철씨(67. 내속 구병)가 3대째 대물림해 빚고 잇는 송로주(松露酒)가 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새로운 군 특산품으로 제조될 전망이다. 송로주는 소마무의 마디를 생율처럼 깎아 멥쌀과 누룩으로 빚어 맑게 걸러서 소주를 내려 만든 것인데 신형철씨에 의해 3대째 전수되어 온 것을 지역특산품으로 개발코자 군이 지난 8월 무형문화재로 신청, 도 문화재지정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22일 무형문화재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신형철씨는 3대째 가전되어 내려오고 있는 '고조리서(古調理書)'에 의해 송로주를 제조하고 있다. 군이 농어춘지역의 소득증대 사업으로 보은 특산물을 이용한 상품 개발을 서두르던 차에 집안 대대로 송로주 제조법을 전수하고 있는 신형철씨를 찾아내는데 성공, 소나무숲이 우거지고 장수마을 선정된 내속 구병리에서 민속관광주를 제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신형철씨를 내속 구병리에 정착케 할 것이다.

송로주가 관광객들에게는 속리산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관광상품으로 각광 받을 전망이 밝아 군이 그 동안 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서둘러 왔다. 예부터 선조들은 불로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중의 하나인 소나무를 이용해 여러 가지 술을 빚어왔는데, 동의보감을 비롯한 여러 고서에 송절주 등이 기록돼있다. 그러나 동의보감 규함총서 등에 기록된 송절주는 모두 청주(淸酒)의 양조기법일 뿐 송절주(松節酒)를 소주 내리는 방법은 유일하게 신씨가 보유하고 있는 고 조리서에만 전해져 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술빚는 방법이 입증되는 조리서가 함께 발굴된 예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진한 솔향기와 입안에서 녹아 내리는 듯한 맛을 자랑하는 송로주는 먼저 삼해주를 빚어낸 후 남는 술지게미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특색. 멥쌀과 누룩을 섞어 밑술을 만든 다음 알맞은 온도에 1백일 동안 발효시켜 청주를 뜬 것이 삼해주이다.

여기에 남은 지게미를 다시 항아리 속에 넣고 생율처럼 깎은 소나무옹이를 멥쌀로 만든 지에밥과 섞은 후 물을 부어 보자기로 덮고 7∼10일가량 알맞은 온도에 두면 술이 익는다. 이 술을 체로 걸러 지게미를 버린 후 솥에 앉히고 고조리(소줏고리)를 솥에 올려 은근한 불로 증류한 것이 바로 송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