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간 통일기원하며 자전거로 국토 순례 완주
경실련 통일협회 조직위원장 박 용 현(보은 교사)씨
2001-08-25 송진선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 특유의 정신은 있었으나 그래도 55세의 나이에, 그것도 한 여름에 자전거 종주는 정말 힘들 것이라며 만류하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경실련 통일협회 조직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박용현씨가 자전거 국토종단에 나선 것은 통일을 기원하며 자신의 현재에 대한 도전을 위해서다.
지난 11일 아침 유니폼 1벌과, 내의, 자전거 수리용 공구, 수건 등 최소한의 짐만 챙겨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첫 날은 경기도 양평을 거쳐 강원도 홍천까지 163km를 달렸고 이튿날은 해발 1060m의 강원도 구룡령을 걷지않고 자전거를 타고 넘어 함경도에서 부산까지 연결된 7번 국도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이동했다. 하루 140km에서 160km이상을 달렸는데 9일째는 겨우 15km 정도 가는데 그쳤다. 더위에 배탈까지 몸은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렀고 마침 일요일이라 문을 연 약국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한 박위원장은 보따리를 싸서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을 정도로 심하게 고생을 했다.
서울울 출발해 국토를 종단하면서 맞은 가장 큰 위기였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휴식을 취하고 겨우 몸을 추스른 박위원장은 강진, 금산 추부, 옥천을 돌아 22일 오전 9시경 고향인 보은에 도착했다.
그를 맞은 것은 청운의 꿈을 함께 키웠던 학교 동창.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동창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다시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서울까지 160여km를 완주한 것이다.
한 여름 한 낮에는 섭씨 33도이상 최고 35도까지 올라가는 불볕 더위에 박위원장은 쉬지 않고 계속 페달을 밟았다. 식사 외에 중간에 보충하는 것이라곤 물과 과일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페달을 쉬지 않았던 것은 자신이 맡고 있는 통일협회 조직위원장직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다짐과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 때문이었다. 완주하고 돌아온 그를 맞이한 가족들은 박수와 환호 대신 눈물로 감격해 했고 회원들은 그의 불굴의 의지에 감탄해 했다.
삼산초등학교와 보은중학교(10회) 보은농고(15회)를 졸업한 박용현위원장은 지난 98년 IMF로 평생 직장으로 알고 다니던 대우중공업의 부장으로 명퇴를 했다.
자칫 의욕상실에 빠질 수도 있으나 무언가 한다는 자기 최면을 늘 걸고 있던 그는 동아 마라톤 대회, 조선일보 주최 마라톤대회 등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12번이나 완주하고 최고 3시간 52분의 기록을 갖고 있다. 또 충북 알프스 전 구간을 3번이나 완주했으며 산이란 산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국토를 빠대고 다닌 그가 명퇴 후 3개월만에 노크한 곳이 바로 경실련. 이번 국토 종단 순례 외에 이미 곳에서도 시민단체와 한국체대생등 30여명등과 함께 중국 연길에서 백두산 천지까지 자전거 종주를 펼친 바 있다.
그가 이렇게 힘든 역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은 자기극복을 해야만 나라를 위해서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은 물론 회원들에게도 심어주기 위해서다.
올해 6월14일 남북 정상회담 1주년 기념 금강산 민족통일 대토론회에도 참가하는 등 왕성한 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박용현 위원장은 앞으로 일본과 미국을 자전거로 종주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현직교사인 부인 김광옥씨와의 사이에 1녀1남을 둔 박용현 위원장의 인생 일기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및 자기 한계에 대한 도전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여기 이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