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지역경제를 살리자⑧

효율적인 쓰레기 분리수거 시급

1993-08-14     보은신문
'90년 보은군에서 폐식용유에 가성소다를 첨가한 저공해비누를 제작해 전국적인 매스컴을 타고 홍보된 것이 있다. 수질보호와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이득을 본 셈이다. 세제안 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보은군에서는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세제를 사용할 경우 4인가족 기준으로 1년동안 8만6천원이나 소비되나 저공해비누로 세탁과 그릇세척, 머리까지 감는다면 1만2천원이면 충분하다는 총계가 나온 적이 있다. '91년 통계이니 '93년인 지금시판 세제 가격의 상승률 고려해 10만원으로 잡을 때 8만원은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보은군 전체를 따져볼 때 세제 값만으로 약 12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통계이다.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활용해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것이다. 쓰레기가 문명의 바로미터라고 일컫던 시절이 있었다. 보시가 미덕이었던 시절의 얘기다.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나오게 마련인 쓰레기가, 경제성장으로 국민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로 나가다 보면 산천이 온통 쓰레기로 뒤덮일 날도 멀지 않다는 것이 결코 무리한 예측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철저한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는 버리지 말고 수거래 다시 자원으로 재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한면 교암리 쓰레기 매립장의 사용연한이 지나 용암리 쓰레기 위생처리장으로 옮길 때 군이 큰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다. 그리고 행정기관에서는 주민들에게 철저한 분리수거를 당부하면서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으로 분리가 되지 않는 것으로 분리가 되지않으면 제때 수거해가지 않는 쓰레기 분리수거 강행으로 주민들에게 일단 분리수거 인식을 제고시켰던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주민들은 쓰레기분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분리했다손 치더라도 재활용 가능한 물건까지 버리고 있다. 결국 엄청나게 많은 돈을 투자해서 만든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에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소각 매립하므로써 돈이 돈을 태우는 불합리한 과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 분리수거가 잘 되면 전국에서 1년에 3백만톤의 쓰레기 처리비용도 4백억원이 절약된다.

자원이 부족해 거의 외국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 실정을 감안할 때 들여온 자원을 아끼고 재활용 하는 적극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 군내에서는 일부지역과 기관, 여성단체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리와 자원재활용품 수집도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재활용품 수거차량 2대를 구입하고 각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우유팩, 고지, 공병, 고철, 캔 등을 수거하면 군이 차량으로 운반, 재생공사에 판매했는데 그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

더구나 인력이 부족해 각 마을을 순회하며 재활용품을 적재하기조차 어려워 앞으로 각 읍면에 1개소씩 소집장소를 마련, 매일읍면을 돌며 재활용품을 수거해 갈 방침이라고. 군은 지난 1월27일부터 수거를 시작해 첫 달에 1백2톤으로 2백70만원, 7월에는 2백10톤으로 5백만원을 얻어 이를 각 마을 부녀회 기금으로 적립해주고 있다.

또한 여성단체 협의회에서는 지난 4월부터 보은장날인 매달 26일이면 보은관광 호텔 광장에 자원 재활용품 수집장을 개설하고 우유팩, 고지, 공병, 캔 등을 수집, 신문 5kg, 종이팩 6백g, 병10개, 캔30개를 기준으로 재활용된 화장지를 1개와 교환해주고 있는데 매번 1.5톤 가량의 재활용품이 수집되고 있어 화장지도 평군 9백개 정도씩 교환품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

이외에도 신협에서는 신문지와 우유팩25kg 당 휴지 10g를 교환해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신문지 1천7백30kg, 우유팩 1백81kg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재활용품 수거실적은 형편없는 것이다. 사실상 단체나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거를 한 것이 아니라 앉아서 가져오기만 기다리는 지극히 수동적인 것이었고, 재활용품과 교환되는 것도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어느 동사무소에서는 민원서류를 땔 때 돈을 지불하고 수입증지를 사는 것이 아니라 일정량의 병이나 캔 등으로 수입증지를 살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부산의 모 새마을문고에서는 장날 보지 않는 책을 보고싶은 책과 교환해주는 도서교환 시장을 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전시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품 수거 모범지역을 선정해 재활용품 장려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대규모 어느 단체에서는 전화카드, 건전지 등을 재생노트와 교환해주고 있고 모 대학에서는 자판기용 컵이 버려지고 있는 것을 학생들이 이용할 때마다 깨끗이 씻어 분리, 후생복지 기금으로 사용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재활용품 수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쓰레기 분리수거 운동은 얼마나 미약하고 형식적인가.

우선 재활용 쓰레기라도 그것이 정말 양질의 재활용품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종이는 오물이 묻지 않도록 해서 종류별로 불리하고 빈병은 뚜껑없이 속을 깨끗이 씻고 우유팩은 붙여진 부분을 펴서 모아야 한다. 재활용쓰레기 수거 대상도 병, 우유팩, 종이 등에 국한하고 있는 것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

또한 재활용품 수거 창구가 현재 행정 기관 일부 단체에 한정되어 있는 것을 각 읍면, 각 사회단체, 각 공공기관으로 바다 세분화시켜 실적위주의 운동이 아닌 실익추구 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더욱이 수집창구가 자원재생공사로 거의 일원화되어 있는 것을 각 제품회사로 분산, 능률적인 수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내년부터 가전제품은 제조회사에서 수거해갈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파병으로 취급되고 있는 드링크류의 병, 화장품 용기, PET병은 각 제조회사에서 수거,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페건전지는 건전지 회사에서, 폐전화카드는 한국총신에서 수거하는 등 효율적인 수거운동이 필요하다. 차츰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쓰레기 분리수거와 더해서 자원재활용 운동은 그 즉시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지라도 미래를 살리는 경제운동이요 환경보호 운동이라는 점에서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그리고 물건을 만든 회사나 그 물건을 쓴 개인 모두가 적정한 책임과 공동 분담을 직시하고 가정, 재생공사, 행정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로 실속 있는 재활용품 수거운동이 범 군민운동으로 확대 전개, 나아가 정착됨으로써 우리의 지역 경제에 밝은 미래가 제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