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우리가 막는다"

보은 민간 기동수방대를 찾아서-

1993-07-27     보은신문
지난 15일 9시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를 지켜본 주민들은 한결같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낚시객들이 집중 호우로 갑작스레 밀어닥치 물을 피하지 못한 채 물 가운데에 고립되어 있을 때 출동한 구조대가 튜브를 던지고만 물살이 세어 결국 휩쓸려 떠내려가고 또 한명은 밧줄을 던져주었지만 밧줄을 놓친채 실종되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혀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이때 충분히 구조를 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실종, 희생케 한 것은 희생자들이 당황하지 않게 구명조끼를 같이 던져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고, 튜브에 몸을 묶을 수 있는 밧줄이 없었던 데다 헬기가 1시간 후에나 출동한 점 등이 이후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는 집중호우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위험지역을 미리 예찰하는 등 최소한으로 피해를 줄이고 사태발생 후에도 인명구조, 이재민구호, 방역 등 긴급히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둔 실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을 관련기관이 아닌 일반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재해예방과 사태 발생시 수습·복구를 위해 조기동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민간 기동 수방대이다.

풍수해로 인한 재해 예방은 물론 사태 수습 및 복구활동 등의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 기동 수방대는 보은읍, 외속, 마로, 수한, 회인에 조직되어 있다. 보청천이나 회인천, 삼가천 등 비교적 큰하천이 있는 수해위험지구에서 '90년부터 보은읍(대장 장용구) 외속리면 (대장 선병오) 회북(대장 오윤근) 기동수방대가 조직돼 활동을 벌여오다가 올해 수한면(대장 박서원) 마로면(대장 최당열) 기동수방대가 추가 조직되어 풍수해대비 시범훈련을 벌이는 등 만전을 기대하고 있다. 민간 기동 수방대는 지역특성과 재해 위험요소를 감안하여 기존의 민방위 기동대 조직인 수방대, 산화방지대, 재난구조대, 화생방대 중 일부로 조직된 민방위 기동대이다.

수방대 대장과 대원들은 지역내의 민방위 대원이나 주민들 가운데 협동심과 봉사활동 정신이 강한 지원자 중에서 읍면장이 선발, 편성되어 있으며, 전 대원 모두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수방대는 수태유형별로 수방복, 수방화, 손전등 등 개인장비와 공통장비(지휘용 엠프, 전자메가폰, 써치라이트, 응급처치 세트, 무전기, 산소소생기) 권장장비(구명보트, 로프총, 로프, 구명환 구명의, 가변식 원치, 유압자키, 삼각대 착암기, 거는 사다리, 복식사다리, 접는 사다리, 잠수세트, 쌍안경, 유압스프레다, 에어백, 자동톱, 엔진펌프) 등을 확충하고 이들 장비를 동원,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만반의 주니를 갖추어 놓고 있다.

수방대의 활동상황을 보면 일단 집중호우 등 풍수해가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피해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먼저 수방대원들을 긴급히 소집하여 예찰반원으로 순찰조를 편성, 출동한다. 출동한 예반원은 제방과 축대의 위험지역을 예찰하고 이상이 있을 때는 신속히 보고한는데, 이처럼 사전예찰을 철저히 함으로써 재해를 미연에 방지하여 귀중안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전에 주민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홍수 또는 호우 등으로 재해 발생이 예상될 경우 수방기동대는 비상사태로 전환하여 위험지구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구조반을 편성하여 익수자나 고립되어 있는 주민들을 구조, 응급조치와 병원후송을 맡는다.

또한 상수도가 수해로 인해 오염되어 있어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재민들에게는 급수차를 동원, 비사급수를 하고 환경이 불결한 수해지역에 방역과 예방접종을 실시하여 전염병 발생을 예방한다. 이후 제방이나 농경지 등 수해로 유실된 곳을 복구하는 데에 동원되기도 하는 민간 기동수방대는 풍수해가 발생하였을 때 신속히 대처하기 위하여 장마 이전에 모두 위와같은 사전훈련을 실시한다. 수방대원으로서 3년째 활동하고 있는 장용구 대장(보은읍)은 "지난 '80년 수해때 많은 피해를 당했었던 보은이니만큼 수해방지 대책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돌이켜 보면 좀더 사전준비가 철저했더라면 적절한 대처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아쉬움이 크지요, 언제 다시 그러한 상황이 재현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철저한 사전대비로 피해를 막자는 데 의미와 보람을 두고 전 대원들이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말한다. 장마철에 닥칠지도 모르는 피해에 대비하는 자세로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민간 기동수방대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주민들은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