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문 연중 캠페인-지역경제를 살리자⑤

피서-고향으로 오세요

1993-07-17     보은신문
지난해 7월과 8월 사이에 속리산을 찾은 인구는 20여만명인 것으로 집계된 바 있으며 올해도 그 정도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같이 관광객이 다녀간 숫자를 파악하기 쉬운 속리산 외에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물이 많아 7월경부터 8월까지 꾸준히 찾고 있는 서원계곡이나 삼가 5개리의 계곡 등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의 관광객 수를 조사한다면 이 또한 상당한 숫자가 될 것이다.

군내 피서지는 주변경관이 뛰어나고 물이 깨끗해 여느 피서지와 비할 바가 아니다. 으레껏 모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곳을 다녀와야만 피서를 다녀왔다고 자랑스럽게 얘기 할 수 있다는 그릇된 피서관념을 과감히 탈피해, 내일을 위해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마음의 평안과 휴식을 할 수 있는 피서지로 우리고장 보은을 권하고 싶다.

출향인들이 고향으로 피서를 오도록 하려면 상당한 애향심 자극이 필요하고, 그 노력은 물론 지역 주민이나 출향인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며, 또한 행정기관이나 사회봉사 단체에서 앞장서 출향인들이 고향으로 피서를 오도록 안내문을 보내고 촉구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출향인들이 고향으로 피서를 오면, 크게 세가지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 첫째가 애향심 고취와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출향인의 자녀들에게 있어서 보은은 사실상 그들에게 아버지의 고향이며, 어머니의 고향일 뿐 자신들의 고향으로서 보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고향 보은은 그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며 그럼으로써 그들은 고향을 잃는다,

그런 만크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고향을 찾아 고향의 뿌리인 부모와 친지들과 인사도 나누고 부모의 모교를 방문해 역사도 가르쳐 주는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땀흘려 농사짓는 사람들을 도와줌으로써 자녀들에게 땀흘려 얻는 보람, 자연의 섭리 등을 느끼게 해주고 자연관찰이 가능한 산교육장을 제공한다면 소비지향적인 피서에 비해 매우 갑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는 짜증스런 피서지가 아니라 마음의 양식도 쌓고 더위도 식힐 수 있는 피서의 명소를 이용할수 있다는 것.

그 대표적인 곳이 속리산이고 만세동(서원계곡), 삼가리, 구병리, 만수리, 대목리 등의 속리산 권역과 함께 내속리면 북암리, 백현리, 산외면 백석리, 원평리, 길탕리, 대북면 봉황리 등 달천, 또 마로면 기대리와 원정리까지의 마로천, 수한면 동정리의 보청천저수지 주변, 회남면 대청댐 주변 등은 손꼽히는 피서지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교통편이 좋고 도로포장까지 완결돼 그곳을 찾는데 불편이 없으며 주위 경관이 빼어나 우명피서지에서 보다 훨씬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농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특히 젊은 층의 인구유출이 심해 점차 퇴보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시적이긴 하지만 고향을 떠난 모든 출향인들이 여름철만이라도 고향을 찾아 지역의 현실을 느끼고 발전방향을 논하는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향 보은에서 담배 한갑, 고기 한군, 수박 한덩이를 구입함으로써 고향 보은의 세수입을 늘려주고 뙤약볕에서 일하는 농민들의 주름살을 펴게 해 줄 수 있다. 또한 그들이 내는 시내버스 요금, 택시요금 등은 모두가 불황의 늪을 헤매는 보은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어 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 부가한다면 고향을 지키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힘쓰는 지역주민들에게 긍지와 사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출향인들이 고향을 떠난 뒤에도 계속 고향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유든 간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다시 고향을 찾는데 인색해왔던 것이 사실이며 그들은 점점 고향을 등지고 있다.

그러면서 어쩌다 한 번씩 고향을 찾은 출향인들은 '예전엔 10만 인구가 넘었었는데' '이웃 어느 지역은 시 승격운동이한창 이라는데' 식으로 지역행정가들을 탓하기만 하고, 주민성향이 어떻다며 힐책만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록 출향인 개인으로서는 아주 작은 일이고 하찮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 개인개인이 모인 전체 출향인들이 여름철 고향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은 그만큼 고향의 오늘 모습에 관심을 제고시킬 수 있는 것이며, 그들의 관심이 우리고장 보은에 집중됨과 동시에 작은 물건 하나를 지역에서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것은 곧 보은의 휘청이는 지역경제에 큰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