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보은취회 1백주년을 맞아<7>

동학 보은취회의 현대적 조명

1993-05-01     보은신문
동학 보은취회의 1배주년 기념행사가 4월25일 외속리면 속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전국에서 모인 천도교인과 관내 주민 등 3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그동안 보은취회는 동학혁명의 빛에 가려 역사학자들 간에도 다소 소홀히 취급되어 온데가, 군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외면되어 오다 천도교 중앙 총부(교령 오익제)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행하로 인해 새로운 시작에서 재조명 되는 계기가 된 것. 이에따라 사적공원 조성 등 활발한 개발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익재 교령(62세)과 박준병 국회의원, 농민대표로 한호선 농협 중앙회장, 이재충 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기념행사는 홍장화 교화관장의 집례로 국민의례 및 의식, 보은취회 약사 낭독, 기념사, 축사, 동학혁명군 추모가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쌀 시장개방 강력저지와 자연환경 보호, 도덕사회 이룩, 북한의 핵확산 금지조약 탈퇴 철회, 동학혁명정신으로 남북통일 이룩하자는 등 결의문을 채택, 특정 종교의 종단차원이 아닌 범국민적 범사회적 의미의 행사로 치러져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동학혁명이 농민의 봉기였었다는 점에서 볼 때 농어민 후계자 연합회 등의 농민단체나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보은취회 1백주년 기념식은 내년 동학혁명 1백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천도교 중앙총부와 1백주년 기념사업회(회장 김현국)의 주관으로 마련된 것으로, 1백여년간이나 역사속에 방치되어 왔던 보은취회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기폭제게가 된 셈이다. "보은취회는 동학혁명이 종교적인 차원을 뛰어넘어 범민족적 범사회적으로 척왜양창의, 서정 개혁, 신앙 자유를 주장하고, 평화적이고 도덕적이며 환경과 질서를 중시한 시위였다는 점에서 근대적 시위문화의 모범이 되었다"며 "1백주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외세의 영향으로 위기에 직면, 윤리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부정부패가 만연되어 이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오익제 교령의 기념사는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이는 신앙의 자유와 사회개혁을 위해 질서정연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동학인의 참모습을 신한국 건설의 물결에 있는 최근의 우리사회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세의 지배질서를 벗어나기 위해 쌀시장 개방을 막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부정부패 척결로 도의사회를 구현하여 개혁과 변화에 앞장서자는 등의 결의문 채택에서 그 의지는 두드러진다. 즉 천도교 측에서는 이번 기념사업을 통해 동학혁명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사회적인 의식을 드높이는 범사회적 의미를 강조했고 이에 우리 군은 이를 계기로 동학 보은취회에 대한 역사적 재인식과 사적공원 조성 등 구체적인 방안 모색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은 취회에서부터 교조신원운동은 보국안민과 척양척왜를 내건 사회개혁 운동으로 성격을 바꾼데다 2만7천여명이 장내리에 모여 20일동안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면서 환경오염이나 민폐를 전혀 끼치지 않고 높은 수준의 도의질서를 보여줘 시위문화의 모범이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또한 동학이 단순한 종교집회에서 벗어나 민족운동으로 발전, 탈동학화를 시작한 집회였으며, 종교적 결사에서 단절되지 않고 사회운동의 대중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이듬해 동학 농민 전쟁과 3·1독립운동으로 연결됐고 외세배격과 서정개혁을 주장하는 정치 사회개혁 운동으로 발전된 것이 동학 보은취회의 역사적 의의이다. 이번 기념회를 통해 역사적 의미는 재조명되었고 다시 백년이 지난 지금 신한국 창조의 개혁은 물결로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 천도교 중앙총부 측에서는 당시 집회지인 외속리면 장내리에서 발견된 돌성유적 주변에 해월 최시형의 동상을 건립하고 대도소 자리의 복원과 함께 사적지 지정들을 추진할 계획으로, 현재 동상제작을 완료해 놓고 군과 협력 추진하고 있으며, 사적공원이 조성되면 계속적인 성지 순례를 할 계획으로 있다.

1백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이제 보은취회의 역사적 의미가 재조명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전라북도 정읍군의 경우 동학 혁명일을 기점으로 하여 문화행사를 치루고 있으며 성역화사업에 따른 도로포장 등 많은 기간산업이 추진되어 지역발전에 큰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다행히 외속리면 장내리는 서원계곡과 속리산 국립공원과도 연결되어 있어 지리적 조건이 좋은 만큼, 역사적 의미의 재조명이란 기틀 속에서 사적공원 조성을 서둘러 관광소득 증대 등 지역발전에 일익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매년 사적지를 찾는 천도교인은 물론 역사에 관심 있는 수학여행단과 관광객들로 속리산관광과 연계한 많은 관광소득이 지역주민에게 주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주민들 또한 이러한 역사적으로 장엄한 거사가 보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이를 널리 인식, 홍보하는 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보은취회 1백주년 기념식을 지켜본 주민들의 주장인데 비춰, 앞으로 기념강연회 등을 통해 주민과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을 심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